자동차는 탈것이다. 누군가의 발이 되어주고 밥벌이의 수단이면서도 1초가 긴박한 사람의 생명을 구해주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때로는 본연의 의미를 벗어나 예술의 대상이자 목적이 되기도 한다. 내로라는 예술가의 작품으로 승화되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매개로 기능하는 것 또한 현대 사회에서 자동차가 맡은 중요 역할 중 하나다.
지금 소개하는 인터랙티브 디지털 아트 작품이 바로 그렇다. 아우디 R8을 예술품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가상 공간에 프로젝션 매핑으로 입체적인 배경을 구현해냈다. 동양적인 감성을 덧씌운 섬세한 디지털 예술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일본의 기술 디자인 그루인 팀랩의 작품이다. 그들은 폭포처럼 떨어지는 물줄기의 움직임을 컴퓨터로 계산해 3D 모델로 측정한 아우디 R8 위로 투영시켰다. 마치 커다란 바위처럼 존재감을 드러내는 R8은 실제 전시된 자동차로 현실감을 한층 높이는 오브제로 기능한다.
수십만 개의 물 입자가 모여 폭포수를 연출해낸다. 0.1%의 입자는 선을 그려내고 수많은 선이 뭉쳐 폭포를 구성하는 것. 물리 법칙에 따라 곡선으로 표현되는 연속적인 상호작용은 컴퓨터로 해석해 자연스럽게 쏟아지는 느낌으로 표현했다. 화질은 FHD 7배 기준의 고해상도를 지닌다.
사진과 영상은 이미지일 뿐이다. 실제 현장에서 맞닥뜨린 작품은 폭포의 웅장함과 자연이 주는 경외감에 사로잡힐 것이다. 주된 소재인 물은 살아 있는 느낌을 직접적으로 주는 기능을 한다. 고로 생명이다. 생명력이 중심인 아우디 R8을 향해 쏟아진다. 역설적인 표현법이다. 현실보다 한층 강렬한 가상현실을 만들어내는 인터랙티브 디지털 회사답다.
최민관 기자 edito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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