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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의 느린 풍경] 눈꽃나무의 지혜

입력
2017.01.0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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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의 느린 풍경] 눈꽃나무의 지혜

지난 6일 강원 평창 발왕산 정상 부근의 나뭇가지에 하얗게 눈꽃이 피었다. 전날 밤 내린 눈으로 앙상한 가지마다 순백의 옷을 입었다.

나무는 겨울에 제 모습을 한결 선명하게 드러낸다. 위아래 가지는 서로 각도와 길이를 조절하고, 옆 나무와는 뒤엉키지 않도록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다. 비탈진 경사에서도 스러지지 않도록 서로의 가지를 길고 가늘게, 또는 짧고 굵게 균형을 잡는다. 평생 동안 한 자리에서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나무로서는 자연 현상에 그만큼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해 햇빛과 수분은 적당하게 흡수하고, 바람과 추위는 최대한 견디도록 몸을 만든다. 자유롭게 이동함으로써 위험을 피해가는 동물들의 메커니즘이 부럽지 않다.

여행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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