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뚜기, 심장병 어린이 4300명 새 생명 찾게 수술 지원
알림

오뚜기, 심장병 어린이 4300명 새 생명 찾게 수술 지원

입력
2017.01.08 20:00
0 0

“비정규직 쓰지 말라” 경영철학

마트 파견 시식사원까지 정규직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오뚜기는 마트 파견 시식사원까지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이 사실이 알려진 이후 네티즌들은 오뚜기를 ‘착한 기업’으로 부르고 있다. 이뿐 아니다. 오뚜기는 심장병 어린이 4,000여명의 수술비를 지원하고, 장애인 일자리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다.

오뚜기의 수술비 지원으로 심장병 수술을 받고 완치한 어린이와 가족들이 충북 음성의 오뚜기 대풍 공장 견학에 참여해 깍두기를 만들고 있다. 오뚜기 제공
오뚜기의 수술비 지원으로 심장병 수술을 받고 완치한 어린이와 가족들이 충북 음성의 오뚜기 대풍 공장 견학에 참여해 깍두기를 만들고 있다. 오뚜기 제공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사업은 오뚜기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이다.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는 10세 이전에 수술을 받지 못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함 명예회장은 경제적인 이유로 어린이들이 삶을 이어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을 막기 위해 1992년 수술비 후원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24년 간 모두 4,357명의 어린이가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오뚜기는 금융위기나 장기불황 등 경영 여건이 좋지 않았던 시기에도 심장병 어린이 후원을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후원 인원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92년 당시 매달 5명을 후원했지만, 지금은 매달 23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찾아주고 있다. 오뚜기는 수술비 후원으로만 끝내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1년부터는 매년 10월 완치된 어린이와 그 가족을 충북 음성의 오뚜기 대풍 공장에 초청, 공장 견학과 신제품 요리시연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오뚜기는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장애인 학교와 장애인 자활센터를 운영하는 사회복지재단 밀알재단의 ‘굿윌스토어’ 송파점과 도봉점에 오뚜기가 생산하는 주요 선물세트 조립 작업 임가공을 위탁하고 있다. 굿윌스토어는 기업과 개인으로부터 생활용품이나 의류 등의 물품을 기증받은 후 장애인들이 잘 손질해 저렴한 가격으로 재판매하는 곳이다. 굿윌스토어 전주점에는 오뚜기가 물품 지원도 하고 있다.

2011년 5월 문을 연 굿윌스토어 송파점은 71명의 임직원 중 50명이 장애인이다. 이 가운데 매일 17명이 오뚜기 선물세트 임가공 작업에 참여한다. 오뚜기 임직원들도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자발적으로 찾아가 봉사활동을 벌인다. 임가공 작업뿐 아니라 중고품 수선과 진열ㆍ판매, 점심 식사 배식 등을 돕는다. 도봉점에서도 2013년 2월부터 임가공 위탁과 자원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굿윌스토어 매장에 사내물품과 오뚜기 제품을 기부하는 캠페인도 진행한다. 오뚜기 임직원이 기증한 물품은 장애인들이 깨끗하게 손질해 매장에서 판매된다.

선물세트 임가공 위탁은 장애인들이 일한 뒤 그 대가를 받아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후원금을 통해 장애인들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일감과 물품을 지원해 그 판매수익으로 장애인들의 재활을 돕는다. 이런 방식은 사회공헌활동의 새로운 모범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시각 장애를 가진 음악인으로 구성된 ‘하트시각장애인 체임버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오뚜기센터 풍림홀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오뚜기 제공
시각 장애를 가진 음악인으로 구성된 ‘하트시각장애인 체임버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오뚜기센터 풍림홀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야구 경기와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매년 장애인들을 초청하고 있다. 2013년 7월부터 프로야구 넥센의 홈경기때 굿윌스토어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을 초대해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들은 시구와 시타에 참여하기도 했다. 오뚜기 주최로 열리는 ‘하트시각장애인 체임버 오케스트라’ 연주회에도 장애인들이 초대된다. 이 오케스트라는 시각장애를 가진 음악인으로 구성된 세계 유일의 실내 관현악단이다.

오뚜기는 어린이와 장애인 외에도 독거노인과 불우이웃을 위해 1999년부터 푸드뱅크와 전국의 복지단체를 통해 물품을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국민 건강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되고자 삼성서울병원에 5년간 매년 1억원씩 연구기금을 지원하는 협약도 맺었다. 이 연구기금은 소화기 영양질환 연구에 사용된다.

2012년 8월에는 ‘오뚜기 봉사단’이 출범했다. 나눔과 봉사를 통해 우리 사회 곳곳에 꿈과 희망을 전파하자는 취지다. 오뚜기 공장과 영업지점이 있는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요리교실을 열고, 재능기부와 정기적인 환경 정화활동을 벌이고 있다.

1996년 설립된 오뚜기재단에서는 다양한 학술진흥사업과 장학사업을 벌이고 있다. 1997년 5개 대학 14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680여명에게 40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2009년에는 오뚜기 학술상을 제정했다. 매년 2차례 한국식품과학회와 한국식품영양과학회가 식품산업 발전과 국민 식생활 향상에 기여한 학자, 식품사, 연구원을 선정해 시상한다. 1인당 상금은 3,000만원이며 현재까지 15명의 수상자가 배출됐다.

오뚜기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더 관심을 갖고, 소비자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