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칩거’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요즘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을 읽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 인사는 10일 “박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과 특검 준비에 바쁜 상황에서 틈틈이 읽고 있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4월 번역돼 출간된 이 책은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 창립자이자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의 저서로, 4차 산업혁명의 정의와 영향, 대응 방법을 다루었다.
청와대가 박 대통령이 읽는 책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청와대는 그간 “박 대통령은 서면 보고서들을 정말로 열심히 읽는다”고 했을 뿐, 독서 목록을 알리는 것에 인색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에 읽었다고 소개한 책은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시 경희대 부교수의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뿐이었다. 2014년 여름휴가 때였다.
청와대가 ‘클라우스 슈밥의 4차 산업혁명’을 골라 공개한 것에는 국정에 복귀해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정책을 직접 챙기겠다는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경제 정책에 관심을 놓지 않고 있는 모습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1일 청와대 관저에서 참모들과 새해 떡국 조찬을 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증유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고 세계 각국의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관심을 보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탄핵 때 김훈의 ‘칼의 노래’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전기를 읽는다고 소개했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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