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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종훈ㆍ윤희상 “김광현 없는 마운드, 우리가 지킨다”

입력
2017.01.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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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SK 선발 마운드를 이끌 박종훈(왼쪽)과 윤희상. 인천=김지섭기자
올해 SK 선발 마운드를 이끌 박종훈(왼쪽)과 윤희상. 인천=김지섭기자

김광현(29)없는 SK 마운드는 상상하기 힘들다. 2008년 16승을 거두며 팀의 에이스로 9년간 자리를 지켰던 김광현은 이달 초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올 시즌 재활에만 집중한다. 토종 에이스가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지난해 후반기에 부활한 ‘포크볼러’ 윤희상(32)과 ‘신형 잠수함’ 박종훈(26)이 힘을 모은다.

윤희상은 지난 시즌 9승6패 평균자책점 4.84를 기록했고, 후반기에만 6승을 수확했다. 박종훈은 단 한 차례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8승13패 평균자책점 5.66을 기록했다. 최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둘은 “에이스가 없어졌으니까 부담을 안고 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걱정보다 기대가 되는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 시즌 김광현 없는 마운드를 지켜야 한다.

윤희상(이하 ‘윤’) “(김)광현이가 빠지면서 그런 쪽으로 얘기가 나온다. 딱히 부담은 없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해서 좋은 성적이 꼭 나오는 것도 아니니까 평소와 똑같이 할 것이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아파서 쫓기는 야구를 해야 했는데 이제 통증과 싸우지 않아도 되니까 올해 기대가 된다.”

박종훈(이하 ‘박’) “재작년(6승8패 평균자책점 5.19)보다 작년이 더 좋았다. 내가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에 올해 부담감은 줄고 기대감이 커졌다.”

-오랜 시간 재활 경험이 있는 만큼 김광현에게 조언을 한다면.

윤 “선수는 재활 기간 동안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많이 던지고 강하게 던지기 전까지 감정 기복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스스로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훈련할 부분은.

윤 “직구 평균 시속을 145㎞까지 끌어올리고 싶다. 145~146㎞ 정도의 직구가 나올 때 타자들이 포크볼을 준비하는 자세가 달라진다. 타자가 직구를 생각하고 있을 때 포크볼이 들어가야 하는데 직구 속도가 안 나오면 같은 타이밍에 두 가지 구종이 모두 난타 당할 수 있다. 또 상대 타자들이 이제는 내 포크볼에 적응이 됐을 테니까 직구 위주로 던져야 할 것 같다. 이상적인 볼 배합은 직구 50~60개에 변화구 40개 정도를 던지는 것이다.”

박 “기본적으로 제구력은 당연히 보완해야 하는 것이고, 완급 조절을 좀 더 신경 쓰려고 한다. 난 직구와 커브 속도가 큰 차이가 없다. 정대현(롯데), 우규민(삼성) 선배처럼 시속 20㎞ 가량 차이 나게 던지고 싶다. 그 동안 세게 그리고 강하게 던지는 연습만 했는데 커브로 스피드 차이를 줄 생각이다.”

포크볼러 윤희상, 잠수함 박종훈. SK 제공
포크볼러 윤희상, 잠수함 박종훈. SK 제공

-올해 토종 선발로 서로에게 칭찬할 점이 있을 것 같은데….

박 “희상이 형은 자기 관리가 정말 대단하다. 경기가 끝나면 씻고, 야구 영상 좀 본 다음 어깨를 보호해야 한다며 바로 잔다. 수면이 회복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식단 관리도 철저하다. 마운드 위에서는 여유가 넘친다. (김)광현이 형은 경기를 즐기면서 하는 느낌이고 희상이 형은 여유를 가진 고수의 느낌이 난다.”

윤 “선배 입장에서 봤을 때 종훈이는 야구를 잘하고, 못하고 떠나 성실하다. 그 나이에 운동 일정을 짜서 움직이는 게 쉽지 않다. 난 종훈이 나이 때 그런 생각을 안 했다. 또 투구 시 팔 궤적 때문에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다.”

박 “맞다. 내가 신인 시절 봤던 희상이 형은 웨이트 트레이닝도 안 하고 그랬다. 그런데 군대 갔다 온 이후 엄청 열심히 하더라. 나름대로 군대에서 몸을 잘 만들고 왔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 희상이 형이 하는 것을 보면 난 좀 더해야 한다.”

-반대로 고쳐야 할 부분을 지적한다면.

윤 “경기 중에 쫓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볼 넷을 던질 수도 있다. 아무리 잘 던지는 투수도 한 경기에 5~6개 줄 수 있다. 종훈이는 컨트롤이 안 좋다는 인식 때문에 본인이 쫓긴다. 기술적으로 컨트롤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이 있는데 순간적으로 쫓기고 당황하니까 얼굴에 티가 난다. 야구는 바쁘게 움직이는 스포츠가 아니고 중간중간 생각할 틈이 많다. 볼넷을 줘도 단순하게 ‘볼넷 줬네’라는 마음으로 편하게 던지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여유를 가지면 좋을 것 같다.”

박 “희상이 형은 그라운드 위에서나 밖에서나 모범생이라서 흠 잡을 데가 없다(웃음).”

-트레이 힐만 감독을 비롯해 데이브 존 투수코치까지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함께 하게 됐다.

윤 “지난 시즌 초반 힘들었을 때 진심으로 도와줬던 코치님(김원형ㆍ조웅천ㆍ김상진)들이 팀을 떠나 아쉽다. 1군에서 잘 안 되니까 나이를 먹어도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더라. 울컥한 적도 있었는데 코치님들이 나를 잘 잡아줬다. 외국인 코칭스태프와는 처음 함께 되는데 내가 낯을 가리는 편이다. 먼저 다가가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박 “독특한 투구 폼이라서 감독님이 날 신기하게 볼 수 있다. 내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지 궁금하다. 감독님이 나에게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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