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주위에 눈물이 흐르는 자리를 따라 눈물자국이 짙은 반려견들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흰색 털의 반려견이나 소형견에게서 더 두드러진다. 이는 눈물이 과도하게 흐르는 유루증이 원인이다. 개의 눈물에 들어있는 폴피린(porphyrin이)란 성분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털이 갈색이나 붉은 색으로 변한 것이다. 특히 흰 털을 가진 견종을 키우는 사람들은 티가 더 많이 나기 때문에 반려견의 눈물자국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눈물자국은 반려견의 건강에 당장 치명적인 위험을 입히지는 않지만 심한 경우 악취를 동반하거나 피부가 짓무르면서 피부염까지 발생시킬 수 있다.
눈물자국을 악화시키는 유루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부터 찾아야 한다. 안구를 보호하기 위해 나온 눈물은 코 양 옆에 있는 눈물관을 통해 내려가는데 이 눈물관이 선천적으로 기형이거나 막혔을 경우, 속눈썹이 비정상적으로 나있는 경우, 알레르기, 결막염, 세균감염, 녹내장 등도 원인일 수 있다. 감염으로 인한 경우 약물치료를 하며 이때 영양보조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눈의 구조적인 문제인 경우 외과적 수술을 하기도 한다.
건강에 이상이 없어도 시츄, 페키니즈, 포메라니안처럼 눈이 크고 돌출된 견종은 안구가 외부와 접촉하는 면적이긴 넓어 구조적으로 눈물이 많이 나온다. 눈 주변의 털이 길어 눈을 찌르는 경우에도 눈물이 과다하게 발생한다. 이런 경우 눈 주변의 털은 항상 깔끔하게 잘라 눈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하고, 부드러운 거즈에 식염수나 인공눈물을 적셔 눈 주위를 자주 닦아주면 눈물자국 완화에 도움이 된다.
눈물자국 제거용 제품들도 나와 있는데 이는 수의사와 상담 후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눈과 민감한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화학성분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견이 있는 공간에서 흡연을 하거나 살충제와 같은 에어로졸 제품을 분사하는 행동도 반려견의 눈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온라인 반려동물 커뮤니티에는 눈물자국을 없애려면 ‘사료를 바꿔야 한다’던지 ‘식초를 물에 타 먹이는 방법이 좋다’는 정보도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문재봉 이리온 동물병원 수의사는 “사료에 포함된 항산화제 성분이 면역을 향진시켜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특정 브랜드의 사료나 식초 물을 먹이는 민간요법이 유루증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전혀 없다”며 “과도하게 눈물을 흘리게 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송아 동그람이 에디터 badook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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