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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악의적 여론 왜곡 노리는 '페이크 뉴스'는 싹부터 잘라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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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악의적 여론 왜곡 노리는 '페이크 뉴스'는 싹부터 잘라내야

입력
2017.01.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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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9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해 예상되는 '페이크 뉴스(가짜 뉴스)'에 칼을 대겠다고 나섰다. 지난해 미국 대선 때 기승을 부려 선거 결과까지 왜곡했다고 비판받은 가짜 뉴스가 진영 싸움이 불가피한 우리 대선 과정에서도 횡행해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고 후보 간 진흙탕 싸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페이크 뉴스는 기사 형식을 교묘히 빌려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유통·전파되는 허위 뉴스를 일컫는다. 목적은 물론 상대방을 헐뜯고 비방하기 위한 것이지만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의 내용이 많아 진짜 뉴스보다 되레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얘기된다. 대표적 예로는 미 대선 때 트위터를 달군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e메일 유출을 조사하던 미 연방수사국 요원이 살인을 한 뒤 자살한 채 발견됐다’ '힐러리의 소아 성 학대 전력을 피해아동이 증언했다'는 등이 꼽힌다.

우리나라에서 그같이 극단적 사례는 아직 없다. 하지만 최근 안희정 충남지사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이 반기문 전 총장의 (퇴임 직후) 대선 도전에 대해 유엔정신과 협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는 가짜 기사를 인용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이 있었고, 반 전 총장이 선친묘소 제례행사 때 퇴주잔을 음복하는 무례를 범했다는, 악의적으로 편집된 영상이 인터넷에 나도는 등 벌써부터 가짜 뉴스의 홍수를 우려케 하는 일들이 적잖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인신공격성 비방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점에서 중앙선관위가 "사이버상에서 활동하는 가짜 뉴스앱 제작자 및 홈페이지 운영자, 유사언론기관 등의 실태를 파악하고 여론 왜곡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힌 것은 시의 적절해 보인다. 2일부터 중앙선관위 및 전국 17개 시도 선관위에 비방·흑색선전 전담 태스크포스를 설치해 182명의 직원을 투입하고, 주요 포털은 물론 페이스북코리아 등 SNS업체와 협의해 위법 게시물을 삭제하고 관련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협업체제도 갖췄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엄포만으로는 은밀하고 교묘하게 제작 유포되는 가짜 뉴스를 근절하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요 각 후보진영이 '가짜 뉴스 장난질로는 촛불민심의 역풍을 불러 패배를 자초하게 될 것'이라는 공감대를 갖고, 선관위와 사정당국은 그런 사례를 찾아 본보기로라도 엄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유권자들이 가짜 뉴스 특유의 말초적 흥미에 빠져 아무 생각 없이 확대 재생산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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