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나 아시아 지역 사람들이 미국에서 특이하게 느끼는 것 중 하나는 ‘Thank you so much’ 표현이다. 미국에서는 ‘Thank you very much’를 쓰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느 한 쪽이 옳고 그른 문제는 아니다. 문법적으로도 둘 다 문제는 없다. 다만 그 변화와 배경을 모르면 혼동이 오고 어느 것이 더 나은 표현인지 고민하게 된다.
‘Thank you’를 말하는 방법은 70여가지가 넘지만 편의상 ‘Thank you VERY much’와 ‘Thank you so much’를 비교해 본다. ‘Thank you very much’는 다소 정중하게, 의례상 사용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Thank you’보다 더 진심이 담긴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구어체인 ‘Thank you so much’는 ‘Thanks a lot’을 대신해 흔해진 표현이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두 표현 모두 Thank you, Thanks, Many thanks 같은 ‘감사하다’는 표현의 응용이다.
그런데 ‘Thank you so much’는 미국에서 유독 많이 쓰이고 있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Thank you very much’ 표현이 이 3~4배 더 많이 쓰인다. ‘so much’가 자주 사용되는 건 미국에서 very를 대신해 super를 사용하는 현상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I’m very excited’에서 very 대신 so, super를 쓰는 것처럼 미국에서는 부사의 과장이 다소 심한 편이다.
10~20년 전만 해도 뉴스 방송에서 ‘Thank you so much’를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훨씬 늘었다. so much가 very much보다 더 진실되게 들리는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많이 쓰자 덩달아 쓰게 된 것으로 심지어 so는 ‘I’m SO going to the party’처럼 남용되는 경우도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Thank you very much’는 1600년대 셰익스피어 시대부터 쓰이기 시작했고 ‘Thank you so much’는 그로부터 200년 후인 1800년대 이후에 등장했다. 두 표현의 공통된 부분 ‘Thank you’는 1400년대부터 쓰였다. 이미 1650년경부터 ‘I thank you’를 줄여 ‘Thank you’라고 말했고 1860년경에는 very much가 so much로 바뀐 ‘I thank you so much’ 표현이 쓰인 기록이 있다.
최근 국제 빈도를 보면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에서는 ‘Thank you’(55.5%)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인다. ‘Thank you very much’(11%) ‘Thanks’(10%) ‘Thanks very much’(4%) ‘Thanks so much’(0.9%)순으로 so much 어구는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Thank you’(52%) ‘Thank you very much’(19%) ‘Thanks’(11%) ‘Thank you for ~ing’(8.4%) ‘Thank you very much for’(3.8%) ‘Thanks for’(2.8%) ‘Thank you so much’(0.93%) 순으로 쓰인다는 조사가 있다. 미국에서는 압도적인 ‘Thank you so much’가 전세계 관점에서는 매우 드물게 사용된다. 따라서 미국인과 대화를 한다면 ‘Thank you so much’가 친근한 표현이지만, 다른 나라 사람에게 감사를 표할 땐 ‘Thank you (very much)’가 여전히 안전하고 대중적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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