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업종별 경쟁력 강화 방안’
빅3 ‘10조 자구안’ 80% 이상 이행
3조원 규모 군한 2척 조기 발주
선박펀드 활용해 10척 이상 발주
직영인력 감축 작년의 2배로 확대
해운업에 6조5,000억 금융 지원
철강ㆍ유화, 원샷법 통해 공급 축소
정부가 올해 조선업의 일감부족을 막기 위해 각 1조5,000억원 상당의 군함 2척을 상반기에 조기 발주하고, 연간 10척 이상 선박 발주를 추진한다. 해운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해운 선사에 총 6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 ‘실탄’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25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9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업종별 경쟁력 강화방안 2017년 액션플랜’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지난해 조선 ‘빅3’(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ㆍ현대중공업)가 마련한 10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 중 올해 4조원을 이행해, 작년 42%에 그쳤던 이행률을 올해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과도한 건조능력을 줄이기 위해 올해 도크 3개를 감축하고, 직영인력 감축 규모도 작년 7,000명에서 올해 1만4,000명으로 확대한다.
대우조선해양의 웰리브, 현대중공업의 하이투자증권 등 빅3의 자산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계속 추진된다. 동시에 조선업 생존기반인 수주 확보를 돕기 위해 상반기 중 총 3조원 규모의 군함(2척) 건조사업을 조기 발주하고, 선박펀드를 활용해 10척 이상의 발주를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시와 가스공사 등 공공기관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4척을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장기간 누적된 세계 선박 공급과잉과 그에 따른 발주량 감소로 올해 우리나라의 선박 수주량은 최근 5년(2011~2015년) 평균의 24%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대란’ 등 후폭풍을 겪고 있는 해운업에는 6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캠코선박펀드(1조9,000억원 규모), 한국선박회사(1조원 규모)가 국내 선사 소유 선박을 시가로 인수한 후 다시 선사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한다. 금융기관이 선주처럼 선박을 발주한 후 저리로 선사에 용선해주는 선박지원프로그램(2조6,000억원)도 올해 5척 이상을 목표로 신조 계약하고, 선사가 터미널 등을 매입할 때 국책은행이 지원하는 글로벌 해양펀드(1조원)도 본격 가동한다.
또 항만경쟁력 강화를 위해 환적물동량 유치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ㆍ개편 방안을 2월 중 마련하고, 미국ㆍ일본ㆍ중국 물류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도 펼치기로 했다.
철강과 석유화학 업종의 경쟁력 강화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기활법)을 통한 생산능력 감축에 방점이 찍혔다. ‘원샷법’으로 불리는 기활법은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인수ㆍ합병(M&A), 사업분할, 자산매각 등 사업재편을 추진하는 기업에 금융 및 세제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철강의 경우 공급과잉 품목인 후판ㆍ강관의 설비를 조정하거나 매각하는 등 올해 6건의 사업재편을 유도할 방침이다. 석유화학에선 테레프탈산(TPA)의 구조적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4건 이상의 사업재편을 이끌어낸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유 부총리는 “지난해 구조조정의 원칙과 틀을 확립했다면 올해는 이를 토대로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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