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각성시키는 것 필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31일 촛불집회와 관련, "광장의 민심이 초기의 순수한 뜻보다는 약간 변질된 면도 없지 않다"고 말해 논란을 예고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한 뒤 "다른 요구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런 면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제가 촛불집회 현장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TV화면을 보니 달라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며 "요구하는 구호가 제 생각과 좀 다르다"고 부연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규재TV'와의 인터뷰에서 촛불집회와 광우병 집회가 유사하다고 밝힌 것과 같은 취지냐고 묻자, 이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인터뷰에서 "광우병과 이번 사태, 두 가지가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서로 유사한 점이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촛불집회를 광우병 집회와 비교해 비판을 받았다.
반 전 총장은 또 "정치인들이 너무 정치문제에만 매몰돼 있다"고 지적하는 과정에서 "국민을 각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우리나라가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처했는데 불감증이 있는 것 같다. 이같은 불감증은 너무 많은 정치인들이 정치문제에만 매몰돼 있기 때문"이라며 "한반도 주변 국가가 우리나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생각해야 하는데 정치에 매몰돼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20여일 서울에 있으니 제 자신도 거기에 함몰되는 것 같아 '이래서는 안되겠다. 국민을 각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정치 신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신인의 눈으로 보는 게 어떨때 보면 더 정확하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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