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잠정적으로 금지하는 긴급명령을 내렸다. 연방 공무원이 반이민 행정명령에 따라 적법한 비자를 소유한 이라크ㆍ시리아ㆍ이란 등 이슬람권 7개국 국민과 난민의 미국 입국을 막거나 본국 송환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한 것이다.
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안드레 비오테 주니어 LA 연방법원 판사는 전날 밤 연방 공무원들이 미국에 들어오려는 이슬람권 7개 국가 국민을 공항 등에서 구금하거나 본국 송환을 해서는 안 된다는 긴급명령을 내렸다. 비오테 판사의 이번 판결은 예멘 출신 28명이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예멘 출신의 고소인들은 미 시민권자이거나 이민 비자를 받은 본국 가족으로, 이들은 행정명령으로 인해 미국에 입국할 수 없게 됐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비오테 판사는 연방 공무원들이 이슬람권 7개국에서 미국을 방문하려는 여행객들을 구금하거나 본국 송환을 해서는 안 되며 적법하게 취득한 이민 비자를 취소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LA연방법원의 결정은 지난달 29일 뉴욕 브루클린 연방지법 앤 도널리 판사가 7개 이슬람권 국가 국민의 본국 송환을 금지하는 명령보다 한 걸음 더 나간 결정이란 분석이다. 이번 결정은 반이민 행정명령에 적시된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이라도 적법한 비자나 자격을 갖추면 누구든 미국에 입국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LA연방법원의 결정이 당장 효력을 낳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뉴욕 브루클린 연방지법의 본국 송환 금지 명령에도 LA를 비롯해 다른 일부 도시들에서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본국 송환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