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큐라 NSX, 이번 달부터 ‘혼다’ 이름으로 일본에서 판매
람보르기니, 독특한 디자인 덕에 오토 살롱 데모카로 인기
파가니 와이라, 일본에 몇 대 없는 12억원이 넘는 희귀 모델
지난 달 15일에 폐막한 ‘도쿄 오토 살롱 2017’에선 평소에 보기 어려운 슈퍼카들이 대거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람보르기니, 페라리, 롤스로이스, 애스턴마틴, 콜벳, NSX 등 수억원을 호가하는 차들은 물론 10억원이 넘는 파가니까지 등장했다. 그중에서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모았던 차들을 소개한다.
어큐라 NSX
미국에서 어큐라 브랜드로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슈퍼카 NSX는 오는 27일 일본에서 혼다 브랜드로 판매를 앞두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에 있는 NSX 전용 공장에서 생산된 걸 들여온다. 이미 사전 계약만 200대가 넘었는데 이는 올해 판매 목표치의 두 배에 이른다. NSX의 기본 가격은 2,370만 엔(약 2억4,000만원)으로 혼다는 NSX가 향후 일본의 2억원 이상 스포츠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NSX는 초대 모델의 헤리티지를 그대로 계승, 26년 만에 풀체인지 돼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유수의 고성능 슈퍼카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자국 스포츠카라는 점에서 대단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이번 도쿄 오토 살롱에선 신형 NSX를 베이스로 한 쇼카(Show car)를 볼 수 있었다.
미국의 휠 전문업체 포지아토(Forgiato)는 ‘황금색 NSX’로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휠 역시 차체 색에 맞춰 황금색으로 도색해 끼웠다. 포지아토 관계자는 차체 색에 맞춰 휠의 색과 스타일을 주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혼다는 총 세 대의 NSX를 전시했다. 그중 한 대엔 F1 맥라렌 혼다 팀의 드라이버 젠슨 버튼과 페르난도 알론소 선수의 사인이 있었다. 실제 지난해 F1 일본 경기에서 그들이 숙소로 이동할 때 탔던 차다. 한편, 올해 슈퍼 GT 시리즈 GT 500 클래스에 출전할 NSX 머신을 공개하며 경기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람보르기니
이번 도쿄 오토 살롱에선 유독 람보르기니가 많이 보였다. 서스펜션을 전문으로 하는 로베르타(Roberuta)는 람보르기니의 납작한 차체와 강렬한 인상이 다른 슈퍼카보다 시선 끌기에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로베르타는 우라칸 LP 620-2 슈퍼 트로페오에 자사의 핵심 제품인 전자식 리프터 시스템을 달아 시연했다. ‘슈욱슈욱’ 소리를 내며 자동으로 차체가 오르락내리락하며 관심을 끌었다. 로베르타 리프터는 주행 중에도 버튼 하나로 최대 90㎜까지 서스펜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데모카로 선보인 우라칸은 람보르기니의 원 메이크 레이스인 블랑팡 슈퍼 트로페오 경기에 맞춰 특별히 고안된 차다. 43㎏의 초경량 롤케이지를 장착해 강성이 45%나 향상됐으며, 탄소섬유와 알루미늄이 조합된 프레임 덕에 무게는 1,270㎏에 불과하다. 다른 우라칸처럼 5.2ℓ V10 엔진을 얹었지만 최고출력은 620마력으로 가장 높다.
미국의 휠 전문업체 벨라노(Vellano)는 아벤타도르를 가져와 자사 제품 중 하나인 20인치 VCY 콘케이브(Concave) 휠을 끼웠다. 차와 휠을 짙은 하늘색으로 ‘깔맞춤’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일본의 튜닝 업체 LB-퍼포먼스는 아벤타도르의 고성능 모델 슈퍼벨로체(‘엄청 빠르다’는 뜻)를 선택했다. LB-퍼포먼스는 2008년 아벤타도르의 보디 키트 제작을 시작으로 주로 람보르기니를 전문으로 맞춤형 튜닝 서비스를 해오고 있다.
아벤타도르는 2010년에 단종된 무르시엘라고의 후속 모델로 총 4,000대 한정 생산됐다. 6.5ℓ V12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700마력의 힘을 내고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는 단 2.9초에 도달한다. ‘아벤타도르’는 스페인의 유명한 투우사 돈 셀레스티노 콰드리 비데스의 아들이 키우던 소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애스턴마틴
일본의 타이어 제조업체 브리지스톤은 애스턴마틴 DB11에 고성능 스포츠 타이어 라인업인 포텐자의 S007을 달아 전시했다. 이는 단순히 오토 살롱에 국한된 전시가 아니다. 포텐자 S007은 실제 DB11에 맞춰 다듬은 타이어다.
DB11은 기존 DB9의 뒤를 잇는 모델로 애스턴마틴의 미래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DB 라인업의 전통을 이어 V12 엔진을 얹었는데, 배기량은 기존 6.0ℓ에서 5.2ℓ로 낮췄다. 대신 미쓰비시의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를 달아 최고출력 608마력을 발휘한다. 원형 계기반은 LCD 디스플레이로 바꾸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협력해 만들었다.
‘DB’는 애스턴마틴의 두 번째 오너였던 데이비드 브라운의 이니셜에서 비롯한다. 데이비드 브라운은 영화 007시리즈의 ‘본드카’로 유명한 DB5를 시작으로 다양한 DB 시리즈를 연이어 히트시켰다.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의 ‘007 스카이폴’은 DB5를 오마주해 다시 등장시키기도 했다. DB7에 이어 DB9이 이어서 나왔는데 이는 DB8의 ‘8’이란 숫자가 8기통을 연상시킬 우려 때문이다. DB10은 ‘007 스펙터’의 본드카로 10대만 특별 제작됐다. 그중 한 대는 지난해 243만4,500파운드(약 35억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
파가니 와이라
단조 휠 제작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일본의 TWS(Tan-ei-sya Wheel Supply) 부스에는 모터쇼에서조차 보기 드문 슈퍼카 한 대가 이목을 끌었다. 바로 파가니 와이라다. 전시차는 100대 한정 생산된 와이라 중 16번째 차다. 2013년 일본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의 가격은 1억2,000만엔(약 12억2,000만원)이었다. TWS는 이 차에 5개의 골드 스포크가 매력적인 Exspur RSIV + MG 휠을 달아 전시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도쿄 오토 살롱에도 파가니 존다 F를 전시해 화제를 모았다.
와이라는 존다의 후계자긴 하지만, 단순히 모양만 달라진 게 아니라 전혀 다른 차가 됐다. 제작 기간만 7년이 걸렸다. 메르세데스 AMG의 6.0ℓ V12 엔진을 달아 700마력의 힘을 낸다. 슈퍼카 최초로 컴퓨터로 공기역학을 제어하는 4개의 플랩을 장착했다. 시트는 카본과 티타늄의 합성물로 꾸며졌고 브레이크는 카본 세라믹으로 만들어졌다.
롤스로이스 던
글로벌 튜닝 업체 왈드(WALD)가 매만진 롤스로이스 던은 휠 전문업체 포지아토(Forgiato) 부스에서 웅장한 자태를 뽐냈다. 이름하여 왈드 블랙 바이슨 에디션(WALD Black Bison Edition)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공격적인 느낌의 앞모습이다. 범퍼의 형상을 바꿔 좀 더 우락부락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그 외 LED 라이트와 립 스포일러, 리어 에이프런, 사이드 스커트, 머플러 팁 등을 새로 달았다. WALD의 22인치 일리마(Illima)휠과 포지아토의 붉은 림의 조화가 이색적이다.
지난해 국내에도 출시한 던은 고스트를 기반으로 한 컨버터블 모델이다. 기본 가격은 4억4,900만원부터 시작하지만 큰 의미가 없다. 롤스로이스는 1:1 맞춤인 비스포크를 기본으로 하므로 가격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1950년~1954년에 단 28대만 생산된 실버 던 드롭헤드의 헤리티지를 계승하기 위해 소프트톱으로 설계됐다. 요트의 갑판을 떠올리게 하는 ‘U’자 모양의 캐나들(Canadel) 패널은 롤스로이스의 장인들이 최신 목조 기술을 적용해 만들었다.
지바=조두현 기자 joe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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