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이 반대한 결혼을 강행한 아들에게 그 동안 지원했던 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벌였던 의사 부모가 이번에는 아들과 아예 연을 끊게 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에 나섰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민사22부(부장 한창훈)는 A씨 부부가 “부모와 아들 관계를 끊게 해달라”며 아들 박모(42)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과 같이 각하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10년 부모 뜻을 거스르고 결혼한 아들에게 각종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하자, 아들이 태어난 시점으로 소급해 부모와 아들 관계를 모두 끊게 해달라며 2015년 소송을 냈다. 이미 발생한 아들로서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잃게 하고 앞으로도 주장하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재판부는 현행 법률상 부모자(父母子) 관계를 아들이 태어난 시점부터 끊을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없어 A씨 부부는 소송을 낼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부모자식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기 시작한 것은 박씨가 결혼한 직후부터다. 미국에 유학까지 보낸 아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여성과 결혼하자 A씨 부부는 수시로 아들의 집과 직장을 찾아가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박씨 부부에게 자살을 권유하는 전화를 하거나 파멸 등을 경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 교수로 자리잡은 아들을 징계하라며 해당 대학 총장과 이사장에게 탄원서를 내고 대학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기까지 했다.
결국 박씨 부모는 지난 2011년 법원으로부터 박씨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다. 이후 부모는 박씨가 미국에서 5년간 유학할 때 보낸 학비와 생활비 등 5억원과 박씨 명의 앞으로 지급해온 보험금 2억원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도 제기했지만 법원은 “유학비를 부모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사실이 없다. A씨 부부가 보험금을 낸 것만으로 보험 계약자와 만기시 수익자가 A씨 부부라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그러자 부모는 최후의 방법으로 연을 끊겠다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 부부와 박씨 사이에 일반적인 부모와 아들 관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극심한 분쟁이 계속됐고 그 관계가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파탄에 이른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부모자식 관계를 아들의 출생시로 소급해 끊게 해달라는 것은 법률에 규정이 있어야 하는데 법률상 규정이 없기 때문에 부모자식 관계를 더 유지하는 게 A씨 부부에게 고통만을 주더라도 그 단절을 구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반대 결혼한 아들과 절연소송… 의사 부모 이번에도 패해> 관련 정정보도
2월5일자 사회면 <반대 결혼한 아들과 절연소송… 의사 부모 이번에도 패해> 제하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확인 결과 종신보험을 박씨가 일방적으로 해약한 것이며, 보험금 액수는 2억이 아니라 2억7,000여만원이고, 수시로 아들의 집과 직장을 찾아가 소란을 피우고, 심지어 자살을 권유하는 등 상당 부분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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