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0건이 전교조 탓?
알림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0건이 전교조 탓?

입력
2017.02.10 11:30
0 0

여론 호도하는 교육부.. 이준식 부총리 긴급 담화문

“1곳 신청해도 연구학교 강행”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관련 담화문을 발표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관련 담화문을 발표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배우한 기자

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한 학교가 한 곳도 없자 정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일선 학교에 압박을 가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국정교과서의 여러 문제점 때문에 현장에서 외면 받는 상황에서 여론은 무시한 채 정부가 전교조 탓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역사교과서 관련 교육 현안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 부총리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교조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학교에 직접 찾아가 압박을 가하는 등 외압을 통해 사용을 방해하고 있다”며 “교육부는 부당한 압력이 있을 경우 학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국정교과서 신청 학교가 한 곳도 없는 것은 전교조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이 부총리는 또 17개 시도교육청 중 서울 경기 등 8개 시도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교육부의 공문을 전달하지 않은 것은 “학교의 선택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라며 공문 시달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가 국정교과서 자체의 결함은 외면한 채 연구학교 ‘실패’의 책임을 외부로만 돌린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연구학교 신청을 검토했으나 교사들의 반대로 신청을 포기한 경북의 한 고교 교사는 “전교조나 외부 시민단체 압박 때문이 아니라 대부분 교사들의 자율적인 의사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북 김천고는 학교장이 연구학교 신청을 위해 지난 8일 교직원회의와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를 열었지만 교사 전원과 학부모가 반대 의견을 냈고, 경산 문명고 역시 교사 3분의 1 정도가 반대 의견을 표해 신청 논의가 중단됐다. 경북 지역에서는 연구학교 신청을 하려면 ▦학교 구성원 80%의 동의 ▦학운위 심의ㆍ자문 통과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담화문에서 언급된 단체들은 강력 반발했다. 전교조는 논평을 내고 “정부가 일부 보수언론들의 왜곡 과장 보도를 등에 업고 담화를 발표했다”며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동은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공문을 전달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교육부의 연구학교 협조요청 건을 심의한 결과 부적합 판정이 나서 공문을 발송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지역 209개 고등학교는 이미 모두 국정이 아닌 검정 한국사 교과서 신청을 완료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불안정한 국정교과서가 아닌, 공인된 교과서로 안정된 교육활동을 하겠다는 학교 현장의 자율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오히려 연구학교 지정에 개입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ㆍ국민의당 의원들은 “경북교육청은 학교 강당신축 등을 미끼로 연구학교 지정을 요구하고 있으며 울산교육청도 일선 학교에 지정 검토를 요구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교육부는 교육청이 연구학교에 개입한 정황을 공식적으로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비등한 비판 여론에도 교육부는 다음달 1일 연구학교 운영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이 부총리는 “연구학교 신청이 저조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도 “1개 학교가 되더라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