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를 풍미했던 보이그룹 H.O.T. 출신 문희준(39)과 2012년 데뷔한 걸그룹 크레용팝 멤버인 소율(26)이 12일 국내 첫 ‘아이돌 부부’가 됐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가족과 동료 연예인들의 축하를 받으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방송인 조우종이 사회를 맡아 결혼식을 진행했고, H.O.T. 멤버인 강타가 축가를 불러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H.O.T.의 동료 멤버인 토니안과 크레용팝의 멤버 금미가 각각 신랑과 신부를 위해 축시를 읊어 두 사람의 결혼식에 낭만을 더하기도 했다.
유명 ‘아이돌 커플’의 결혼식인 만큼 식장엔 연예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문희준과 SM엔테터인먼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그룹 신화의 멤버인 이민우와 그룹 SES의 멤버인 바다를 비롯해 그룹 god의 김태우, 박준형, 방송인 유재석과 박경림, 작곡가 주영훈 등이 결혼식장을 찾아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했다.
결혼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두 사람은 “어제(11일)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긴장한 눈치였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문희준은 소율의 “검소함”과 “웃는 모습”을, 소율은 신랑의 “따뜻함”과 “자상함”을 꼽으며 결혼을 결심한 계기를 수줍게 들려줬다. 소율은 문희준을 “여보”라고, 문희준은 소율을 “강아지”라고 부른다는 둘 만의 비밀스런 애칭도 공개했다.
소율은 요트에서 문희준에게 프러포즈를 받은 사연도 털어놨다. 소율은 “오빠(문희준)가 바빠서 못 해줄 줄 알았는데 갑자기 유람선을 타러 가자고 했다”며 “가보니 요트가 있더라. 오빠의 진심이 담긴 따뜻한 마음에 펑펑 울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두 사람은 국내 첫 아이돌 1호 부부인 만큼 “가끔 서로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면서 장난”을 친다. 문희준은 “정말 좋은 부분은 둘 다 록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연인 사이라 소율이 내 노래를 좋아해주는 게 아닌가 했는데, 진짜 내 노래를 외우다시피 한다”며 자랑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2013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선후배 사이로 지내다 지난해 4월부터 연예를 시작해 이날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소율은 “서로 진실하게 사랑하고 존중하면서 바라보겠다”며 결혼 생활에 대한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1996년 H.O.T. 멤버로 데뷔한 문희준은 2001년 팀 해체 이후 솔로로 나서 음악 활동을 하며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등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MC로 활약하고 있다. 데뷔 곡 ‘빠빠빠’로 큰 인기를 누린 소율은 지난해 10월 공황장애를 이유로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