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과 전북 진안군은 인구 2만5,000명 안팎의 미니 군(郡)이다. 해마다 줄어드는 인구 탓에 전전긍긍하며 군민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변변한 기업 하나 없으니 재정력 평가에서는 늘 최하위권 신세다. 종합 20위권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한다. 이런 시골 오지의 군들이 놀랍게도 행정서비스 평가에서 나란히 1, 2위를 했다. 최고의 재정력을 자랑하는 울주군, 달성군, 진천군, 기장군 등을 모두 앞질렀다.
‘산천어축제’로 유명한 화천군은 인구 늘리기 정책의 일환으로 펼치는 교육 서비스도 일품이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전국 최초로 교육복지과를 신설하는 등 교육 분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중학교 3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 60여명에게 숙식과 학습공간을 제공한다. 식비를 제외한 기숙사 운영비도 화천군이 부담한다. 학생들은 방과 후 별도 수업을 받고 주말에는 각자 부족한 과목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그 결과 매년 100% 가까운 4년제 대학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화천군내 중학생은 562명, 고교생 648명으로 고교 재학생이 중학교 재학생을 앞질렀다. 유입인구가 더 많다는 얘기다. 화천으로 전학하는 학생들이 줄을 잇고 전근이 잦은 군인들도 자녀와 가족은 화천에 남기는 경우가 많다.
진안군은 노인 복지서비스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시골 어르신의 이동을 돕기 위해 70세 이상 무료탑승제를 실시하고, 순환택시를 도입해 시내버스처럼 이용할 수 있게 있다. 공공터미널에는 승객들이 따뜻하게 앉아서 기다릴 수 있도록 탄소발열의자를 설치했다.
진안군은 최근 한국일보와 행정자치부가 공동주최한 제13회 대한민국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환경관리 분야 총리상을 수상했다. 쓰레기를 안 버리고 안 태우고 안 묻는 ‘쓰레기 3NO 운동’을 통해 쓰레기 양을 대폭 줄인 공적을 인정 받았다. 이항로 진안군수와 군 공무원 역량 평판도에서 상위권(11위)에 오른 것도 이 같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박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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