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건창/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육성선수' 신화를 쓴 서건창(28·넥센)이 이번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서건창은 이번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프로에 첫 발을 내딛기도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기에 더 의미가 있는 자리다.
그는 2008년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방출된 후 군 복무를 마치고 2011년 넥센에서 육성선수로 다시 유니폼을 입었다. 시작은 어려웠지만, 잠재력은 곧 드러났다. 2012년 신인왕을 차지했고, 2014년에는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이제 국가대표라는 이름으로 더 큰 책임감까지 짊어졌다. 첫 태극마크 무게는 만만치 않다. 이번 대회에서 주전 2루수로 낙점된 그는 '자리'에 맞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시작은 나쁘지 않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두 차례 평가전에서 서건창은 6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대표팀 타선이 19일 요미우리전 4안타, 22일 요코하마전 2안타로 타격감을 찾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는 서건창의 활약은 위안이 된다. 2번 타자로 출전한 요코하마와 경기에서는 2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테이블세터로서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서건창의 역할이 더 중요해 진 건 정근우(35·한화)의 공백 때문이다. 정근우는 그간 국가대표 붙박이 2루수로 활약해왔다. 이용규(32·한화)와 테이블세터로 호흡을 맞추면서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무릎 부상으로 이번 대회 참가가 불발됐다. 정근우의 이탈은 대표팀의 '약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서건창이 '포스트 정근우'로서 이번 대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며 대표팀은 새로운 '국대 2루수'를 얻을 수 있다.
이미 실력은 입증됐다. 서건창은 2014년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201개)를 때려냈고, 골든글러브는 세 차례(2012·2014·2016년) 수상했다. 도루 부문에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공·수·주에서 모두 두각을 드러냈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서건창을 기대하는 선수로 지목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처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WBC에서 주전으로 뛸 선수들이 큰 역할을 해야 한다. 박석민(NC)과 서건창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WBC 1라운드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는 점도 서건창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고척돔은 서건창의 소속팀인 넥센의 홈 구장이다. 그라운드 상태 등에 대해 잘 적응이 돼 있는 만큼 수비에서도 더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다.
서건창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국가대표가 돼 기분이 좋다. 타순이나 역할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제 무대 데뷔전을 기다리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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