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이 자음보다 중요한 이유는 모음의 차이로 표준어와 사투리, 영국과 미국의 발음 차이를 구분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특히 주의해야 할 자음 발음이 있다. 바로 s의 발음이다. s발음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는데 ‘쓰’와 ‘즈’이다. 예를 들어 Yes의 발음을 ‘예쓰’로 하고 circus는 ‘써커쓰’이며 say는 ‘쎄이’이고 ‘voice’는 ‘보이쓰’로 발음한다. 그러나 ‘Houses’는 ‘하우지즈’로 발음하고 dogs, jazz, is, as, has, does, Ms.의 s발음은 모두 ‘즈’에 가깝다.
이에 관해 얽힌 유명한 일화가 있다. 1917년대 무렵엔 ‘재즈’를 jass로 썼는데 나중엔 jazz로 통일되었다. 이유는 ‘재즈’ 발음이 ‘재쓰’ 발음보다는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Elvis Presley의 발음 또한 그렇다. 한때 ‘엘비쓰 프레쓸리’냐 ‘엘비쓰 프레즐리’냐 논쟁이 있었는데, 발음 조사에 따르면 전자의 비율이 66%였고 후자의 비율이 34%였으며 이에 자연스럽게 엘비쓰 프레쓸리가 됐다. 같은 이치로 전기 자동차 브랜드 Tesla 발음은 ‘테즐러’가 아니라 ‘테쓸러’가 되며 실제 발음 조사에서도 후자처럼 발음하는 미국인이 82%이고 전자처럼 하는 사람이 17%가량으로 나왔다.
s가 두 가지 이상으로 발음되는 경우도 있다. 가령 Texas의 경우 ‘텍써쓰’(46%)가 대부분이지만 ‘텍쌔쓰’ ‘텍쌔즈’ ‘텍재쓰’ 등의 발음 비율도 20%나 되고 ‘텍지즈’ ‘텍씨쓰’ ‘텍씨즈’ 비율은 22%가량 된다. 이런 경우엔 첫 음절의 강세만 살린다면 큰 문제는 없다. 더욱이 종성 -s의 발음을 z가 아닌 s로 하는 미국인이 90%를 넘는 점을 참고하면 된다.
s와 z발음을 혼용하는 경우도 있다. Chromosome의 s발음의 경우 s발성(36%)과 z발성(43%)으로 발음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두 가지를 혼용하는 사람도 21%나 된다. 이는 마치 bus의 발음을 ‘버쓰’냐 ‘버즈’냐로 발음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이런 경우엔 s와 z의 중간 정도로 발음하면 된다. Buzz나 bus의 경우처럼 발음에서 종성(syllable-final)이 z발음으로 들리는 경우엔 우리말로의 정확한 표기가 어렵기 때문에 ‘즈’와 ‘쓰’의 중간 정도로 발음하면 된다.
s와 sh 발음은 어떨까? 예를 들어 ‘장보러 가다’(go grocery shopping)를 말하면서 grocery의 c발성을 어떻게 하는지 비율을 보면 s발성(52%)과 sh발성(45%)의 발성 비율이 반반이다. 첫 음절 강세를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결과다. ‘그로’에 힘을 주고 발음해 보면 ‘그로써리’가 쉬운 지 ‘그로쉐리’가 쉬운지 지켜볼 일이다. 유사한 케이스로 nursery로 있는데 이 경우엔 ‘s’로 하는 사람이(88%) sh발성 비율(11%)보다 많다.
영어의 이러한 발음 차이는 중국어처럼 음조언어(tone language)와 같이 발음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에 발성법이 다른 경우 어느 발음을 하느냐는 것은 순전히 개성과 문화 혹은 문맥으로 결정되어 왔다. Race에서 c는 ‘쓰’로 발음될 뿐 ‘즈’로 발음되진 않지만 위의 예와 같이 s는 c, s, sh, z 등으로 상황과 개성에 따라 다양해진다. 철자와 발성의 불규칙성이 영어의 특징이기에 발음이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바로 이런 차이가 말하는 사람의 출신지와 교육 정도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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