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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의 관전 노트] 경기고, 10년 만에 첫 우승

입력
2017.03.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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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보.
큰 기보.

흑 경기고

백 서울고

<장면 7> 흑1부터 종반전이 시작했다. 양 팀의 에이스 대결이다. 경기고의 마지막 선수 김세현은 1964년생으로 1980년대 대학바둑 1인자를 다퉜고 1993년 아마국수전에서 우승하는 등 자타가 인정하는 ‘전국구 강자’다. 서울고 김형균은 1982년생으로 고교동문전에선 이제 막 떠오른 신진기예지만 서울고 바둑 역사상 최강급의 실력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서울고 우승의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두 선수는 결승 1국에서도 종반전에 만났는데 그때는 김형균이 웃었지만 3국에선 주인공이 바뀌었다. 김세현이 흑1부터 7까지 진행해서 흑 대마는 절대로 잡히지 않는 안정된 자세를 갖췄다. 좌변 흑돌 역시 흑17, 19로 지켜서 완벽하게 살았다. 세 귀를 차지한 흑집이 상변에 한 채뿐인 백집을 압도한다. 이 형세는 경기 끝까지 이어졌다. 흑이 제한시간을 1분 초과해 벌점 5집을 공제당하고도 5집 반을 이기며, 만년 우승후보 경기고가 서울고에 결승전 1국 패배 후 2, 3국을 내리 이겨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시상식에서 ‘YES24’ 김기호 대표는 “10년 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본 경기고에 축하를 보내며 제10기 고교동문전에 참여한 모든 고교 동문들께 감사드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바둑꿈나무들에게 후원금이 전달됐다. 우리 YES24뿐 아니라 제10기 대회에 참가한 모든 분이 바둑꿈나무들의 후원자”라고 말했다.

“이 서울, 이름 높은 화동 언덕에, 빛나는 역사 오랜 우리 학교” 고교동문전 출전 10년 만에 감격스런 첫 우승을 차지한 경기고 동문들이 상금보드를 들고 모교 교가를 제창하고 있다.
“이 서울, 이름 높은 화동 언덕에, 빛나는 역사 오랜 우리 학교” 고교동문전 출전 10년 만에 감격스런 첫 우승을 차지한 경기고 동문들이 상금보드를 들고 모교 교가를 제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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