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정책 불신이 논란 가중
국가교육위원회 신설 공약 등
대선주자ㆍ교육계ㆍ국민들 공감
대선주자들의 교육 공약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단연 ‘교육부 축소ㆍ폐지론’이다. 국정 역사교과서 강행, 이화여대 재정지원 사업 몰아주기 등 일련의 사태로 교육부의 존재 이유에 대한 회의감이 그 어느 때보다 깊기 때문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교육부 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독립적인 국가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를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초ㆍ중등교육 업무는 각 시도 교육청으로 이관하고, 대학 입시ㆍ구조조정 등 대학 관련 업무는 별도의 사무처에서 담당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오랜 ‘교육부 폐지론자’다. 교육부를 없애고 10년 장기계획에 합의하는 국가교육위원회와 이를 지원하는 교육지원처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는 교육부가 유치원~대학까지 모든 교육 정책을 결정하고 교육기관에 대한 관리ㆍ감독, 재정지원 등을 한다.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의견은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제시돼 왔다. 집단과 이념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하는 교육 정책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 정권에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ㆍ연속적으로 정책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특히 최근 국가교육위원회에 신설에 힘이 실리는 것은 현 정부의 무리한 정책 추진에 따른 교육 현장의 혼란과 깊은 불신 때문이다. 교육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정책은 이념갈등을 심화시켰고, 대학재정지원사업의 하나인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은 이화여대 사태를 촉발했다. 조직적으로 정유라씨를 특혜 입학시킨 이대가 교육부 재정지원 사업 9개 중 8개에 선정된 것 역시 불신을 가중시켰다.
교육계의 교육부 축소ㆍ폐지 촉구 목소리도 높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달 “유초중등교육에 관한 사항은 교육감 권한으로 규정하고,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 총회에서는 일부 대학 총장들이 “사립대 총장들 사이에 교육부 폐지 의견이 적지 않다. 교육부 폐지론에 대한 대교협의 입장을 정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교육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해 온 대교협에서 조차 이런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국민들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지난 1월 만 19세 이상 성인 6,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교육부의 역할에 대해 ‘교육정책은 교육부가 아닌 정치적 중립기구에서 연속성 있게 추진’(37.3%)하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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