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이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 특혜 입학 추진 과정을 소상히 보고 받은 사실이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로 확인됐다.
5일 특검 등에 따르면, 남궁곤(56) 전 입학처장은 2014년 9월 최 전 총장에게 정씨의 체육특기자전형 승마 종목 지원 사실을 보고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씨 아버지 정윤회(62)씨와의 관계 설명도 했다. 이에 최 전 총장은 “그럼 정유라를 뽑으라”면서도 “다만, 내게는 보고 안 된 걸로 해달라”고 했다. 남궁 전 처장은 이후 ‘2015년 수시 입시 지원 정유연(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양 관련 건’ 등의 문건으로 진행 경과를 보고했다. 그 해 10월에는 이메일로 “지난번 보고 드린 유력인사 자제분 승마 전형 지원 문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발하는 대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완벽한 서류상의 준비를 해 놓도록 조치했다”고 보고했다. 최 전 총장은 "잘 하셨다"고 답했다. 정씨는 면접평가 최고점으로 6명 선발 전형에 6등으로 합격했고, 최종 합격 사실도 미리 통보받았다.
특검은 또 최씨가 지인인 이상화(55) KEB하나은행 본부장 승진 청탁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끈질기게 한 사실도 파악했다.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요청하면,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정찬우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통해 하나은행 수뇌부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2015년 11월부터 이상화씨를 해외업무를 총괄하는 본부장직에 앉히도록 거듭 청탁했지만 은행 사정으로 이듬해 1월 서초동 지점장에 임명됐다. 이에 안 전 수석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에게 “이상화를 당장 승진시키세요.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갑니까”라며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10일 뒤 이씨는 본부장이 됐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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