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학내 총여학생회 회장으로 당선된 학생이 학사 일정을 잘못 알아 임기도 시작하기 전에 졸업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9일 부산의 한 대학 게시판에는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올해 총여학생회 회장으로 임명된 A씨가 작성한 것. A씨는 "개강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과문을 쓰게 되어 죄송하다"로 시작하는 사과문에서 졸업연기신청을 미리 해두어야 했지만, 신청 기간을 2월로 착각해 졸업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1월 여학우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출마했지만, 개인적인 불찰로 실망을 안겨 죄송하다"고도 덧붙였다.
A씨가 갑자기 졸업함에 따라 총여학생회장 공석은 학교 회칙상 부회장이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이 학생이 졸업을 유예하고 회장직을 수행하려고 했는데, 학사 일정을 잘못 알아 졸업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월 졸업했다.
이 사실이 SNS를 통해 알려지자 재학생들은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선거를 위해 얼마나 많은 학생들의 소중한 등록금이 사용되는 줄 아느냐"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 반면, "자신의 졸업 일정도 못 챙기는 사람에게 회장직을 맡기느니 차라리 잘 됐다"는 자조적인 반응도 보였다.
한편, 지난해에도 이 대학 총학생회 부회장에 당선된 B씨가 육군 3사관학교 합격 통보를 받고도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일부 재학생이 예비 생도 입학식 입영 대열 사진에서 B씨를 발견하는 바람에 행각이 들통났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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