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던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의 시위가 10일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과격해지며 폭력시위 양상을 띠고 있다.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시위 참석자 2명이 부상을 입고 숨지는 등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가 이끄는 탄핵반대 시위대는 오전 11시24분쯤 박근혜 대통령 파면 소식이 알려지자 헌재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시위대는 탄핵 발표 이후 “헌재로 쳐들어가자” “뒤쪽은 청와대로 진격한다” “돌격. 우리가 접수하자” 등 과격한 구호를 외치며 안국역 사거리 헌재 방향, 청와대 방향으로 몰려가며 일대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시위대는 집회 현장 인근에 경찰이 차벽으로 세운 경찰 버스를 부수거나 사다리를 통해 넘으려 시도했다. 일부는 안국역 역사 내부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이들은 나무 막대기나 철봉을 휘두르면서 경찰을 폭행했다. 안국역 헌재 방향 출구 인근에서도 경찰과 시위대 사이의 대치와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는 탄기국 측은 연단에서 “돌격”을 연호했다. 일부 시위대는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헌재 인근에 57개 중대 4,600여명을 배치했다.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2시 현재 시위 참가자 중 2명이 부상으로 숨졌다. 이 중 김모(72)씨가 오후 1시쯤 안국역사거리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후 1시50분쯤 숨졌다. 김씨는 발견 당시 머리를 다쳐 출혈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탄기국 측은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던 중 8명이 부상했고 이 중 2명은 사망, 1명은 위독하다고 주장했다.
뉴시스ㆍ한국일보 웹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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