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탄핵심판 25분보다도 짧아
재판관들 이견 거의 없었다는 방증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최종 선고가 예상보다 매우 빨리 끝이 났다.
10일 오전 11시에 시작해 이정미 헌재 권한대행이 7,288자인 결정문 요지를 끝까지 읽는데 불과 21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낮 12시 전후로 “피청구인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다” 또는 “탄핵을 기각한다”는 최종 결론, 즉 주문이 나오리란 당초의 예상이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결정문 전문은 모두 1만7,600여자다.
유일한 선례인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의 경우 윤영철 헌재 소장이 전체 결정 요지를 낭독하는 데 25분이 걸렸다. 또 통합진보당 해산선고 당시에는 36분이 걸렸다. 이번 박 대통령 탄핵사건의 경우 노 전 대통령 때보다 소추 사유가 훨씬 방대하고 복잡한데도 오히려 결정문이 짧았다. 노 전 대통령 탄핵기각 결정문은 6만 여자에 달할 정도로 방대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쟁점별 소수의견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탄핵 절차나 소추 사유별 쟁점에 대해 재판관 8인이 대체로 의견 일치를 이룸에 따라 결정문에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는 또한 재판관들이 60여 일간 평의를 계속한 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터이지만, 박 전 대통령의 위헌ㆍ위법 행위를 법과 상식에 기초해 판단할 때 재판관 사이에 특별한 이견이 없었다는 점을 방증한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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