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누가 인수할지 관심 집중
말레이시아 경찰이 지난달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피살된 북한인 ‘김철’의 신원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이복형 김정남으로 10일 공식 확인했다. 사건 당시 김정남은 ‘김철’ 이름으로 된 북한 외교관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칼리드 아부 바카르 경찰청장은 “김정남 신원 확인에 필요한 모든 조치들을 이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칼리드 청장은 신원을 어떻게 확인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말레이 경찰은 신원 확인과 시신 인도를 위해 유가족이 말레이에 직접 들어와서 DNA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한솔 등 김정남의 유가족이 신변 안전 문제로 은신처가 공개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말레이 경찰이 DNA 샘플을 어떻게 확보했는지도 관심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칼리드 청장은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이에 따라 김정남 유가족들이 비밀리에 말레이를 방문해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쳤거나 말레이 경찰이 해외에 있는 유가족이나 친족들을 접촉, DNA 샘플을 제공받는 등의 방법으로 확인했을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칼리드 청장은 지난 8일 “자체적인 DNA 샘플 확보 방안을 갖고 있다”며 신원 확인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김한솔 유튜브 동영상이 공개된 직후였다. 하지만 김정남의 유가족들이 신변 위협 때문에 은신 중인 점을 고려할 때 말레이시아를 방문했을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
시신의 신원이 김정남으로 확인됨에 따라 관심은 이제 누가 시신을 인수할지에 모인다. 칼리드 청장은 “신원 확인 절차가 종료됨에 따라 김정남 시신을 보건부로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신원 확인으로 수사가 사실상 종결된 만큼 보건부의 관련 절차에 따라 시신을 관리하며 처리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지 소식통은 “말레이 정부로서도 시신을 계속 갖고 있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일정 기간 내 유가족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북한으로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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