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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노인 상대 보이스피싱 ‘오레오레’ 사기 막아라”

입력
2017.03.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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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상대 긴급입금요구 사기를 예방하는 캠페인이 개그맨 등이 참가한 가운데 최근 도쿄에서 시행됐다. 교도 연합뉴스
고령자 상대 긴급입금요구 사기를 예방하는 캠페인이 개그맨 등이 참가한 가운데 최근 도쿄에서 시행됐다. 교도 연합뉴스

일본 금융기관들이 고령자들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현금입출금기(ATM) 송금액 제한에 나서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노인대국인만큼 범죄타깃이 광범위한데다 사기수법도 다양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일명 ‘후리코메 사기’로 불리는 긴급입금 금융사기는 노인들을 상대로 전화를 걸어 “아들이 교통사고나 범죄에 연루됐다”며 거액 입금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이다. 전화통화로 다급하게 “어머니, 저에요 저(오레오레)”라고 노모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 뒤 속인다고 해 ‘오레오레 사기’로 불린다. 사기범들이 워낙 급한 상황을 연출해 노인들이 아들 목소리를 분간하지 못하게 된다. 이같은 고령자 상대 긴급입금 사기건수는 작년까지 6년 연속 증가했고 이 기간 피해액도 406억엔(약 4,110억원)에 이른다.

1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86개 금융기관은 70세 이상 고령자가 ATM 송금이체를 못하게 하고 소액으로 제한하는 대책을 시행 중이거나 곧 도입할 예정이다. 아이치(愛知)현은 최근 보름 사이 이 대책을 시행하는 ATM이 2.5배나 늘어났다. 히로시마(廣島)시 히로시마은행 오테마치지점은 ATM 입구에 사람이 들어서면 “잠깐만요, 누군가가 여기에 오도록 지시하지 않았습니까”라고 경찰관 모습의 판넬에서 음성이 나온다. 자동센서가 말을 거는 방법으로 노인이 냉정을 되찾도록 주의를 환기하고 창구에서 송금상담을 하도록 권한다.

송금 상한액은 금융기관마다 다르지만, ATM에서 직전 1~3년간 실적이 없는 70세 이상 ATM 송금한도액을 ‘0’으로 설정해 창구납부를 유도하는 곳이 많다. 군마(群馬)은행과 도와(東和)은행은 이달부터 3년 내 현금카드 송금실적이 없는 경우 하루 송금한도를 20만엔(약 202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나이에 따른 일률적 제한이 노인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어 대형은행들은 ATM이용제한에 신중한 편이다.

노인대상 사기범죄는 최근 ‘신칸센(新幹線) 사기’, ‘상경(上京)형 사기’등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 “빚이 있다, 후배를 도쿄역에 보낼 테니 빨리 740만엔(약 7,500만원)을 줘라” “급하니 신칸센 열차로 2시간 내 상경해서 도쿄역에 나오는 후배에게 돈을 줘라” “회사돈 800만원을 빌려 주식투자했는데 오늘 오후 내부감사가 나오기 전 돈을 갚아야 해고되지 않는다”등 현혹 사례가 다양하다. 이런 유형은 2013년쯤 등장해 신칸센이 지나가는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기범들은 대부분 도쿄에 본사가 있는 대기업 사원의 부모나 주식거래 경험자의 가족명단을 입수해 대상을 물색한다. 일본 경찰당국은 “불안감을 안고 열차로 장시간 이동한 노인이 도쿄역에서 아들의 회사후배로 위장된 사람을 보면 다급함과 반가움에 돈부터 줘버리고 만다”고 각별한 경계를 권하고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고령자들에게 긴급입금 사기를 조심하라는 주의를 환기시키는 안내문이 내걸린 작년 12월말 나고야시내 오카자키신용금고의 ATM코너. 교도 연합뉴스
고령자들에게 긴급입금 사기를 조심하라는 주의를 환기시키는 안내문이 내걸린 작년 12월말 나고야시내 오카자키신용금고의 ATM코너. 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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