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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가 운 멕시코, 너무 어려운 WBC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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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가 운 멕시코, 너무 어려운 WBC 규정

입력
2017.03.1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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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브랜든 레어드(오른쪽)가 13일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차로에서 열린 WBC D조 베네수엘라와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과달라하라=AP 연합뉴스
멕시코의 브랜든 레어드(오른쪽)가 13일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차로에서 열린 WBC D조 베네수엘라와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과달라하라=AP 연합뉴스

멕시코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직후 웃다가 울어야 했다.

멕시코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차로에서 열린 WBC 1라운드 D조 3차전에서 베네수엘라를 11-9로 꺾었다. 푸에르토리코가 3승으로 1위를 일찌감치 확정했고, 멕시코와 이탈리아, 베네수엘라가 1승2패로 동률을 이뤘다. 승리했을 경우 규정을 이미 계산해봤던 멕시코는 극적인 플레이오프행을 확신하며 환호했다. WBC 사무국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멕시코-이탈리아 플레이오프 확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잠시 후 멕시코에 믿기 어려운 ‘비보’가 날아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국이 ‘베네수엘라-이탈리아의 플레이오프 개최'로 정정한 것.

이번 대회는 동률 팀이 나오면 동률 팀 간 이닝 당 최소 실점, 이닝당 최소 자책점, 팀 타율 순으로 순위를 가리고 1승2패가 세 팀이 나올 경우 이 순서에 따라 4위를 정하고 2-3위 팀이 단판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탈리아는 멕시코, 베네수엘라전에서 19이닝 20실점(이닝당 실점 1.053)으로 두 팀을 앞서 2위로 먼저 플레이오프행이 확정됐다.

문제는 멕시코와 베네수엘라였다. 베네수엘라는 19이닝 21실점(1.105)을 기록했다. 당초WBC 사무국은 멕시코의 이닝당 실점을 1.056(18이닝 19실점)으로 계산했다. 이대로라면 베네수엘라가 탈락하고 이탈리아와 멕시코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그러나 곧 이닝 수를 17이닝으로 정정했다. 멕시코가 이탈리아전에서 9-10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을 때 멕시코는 9회 말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하고 5실점하며 역전패했다. WBC 사무국은 이때 멕시코의 9번째 수비 이닝을 뺀 것이다. 결국 멕시코의 이닝당 실점은 1.118이 됐고, 4위로 밀려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당시 이탈리아전에서 아웃카운트 한 개만 잡았어도 멕시코가 베네수엘라를 밀어낼 수 있었다. 멕시코로선 딱 ⅓이닝이 부족했다.

그러나 WBC 사무국도 오락가락할 정도로 복잡한 규정이라는 지적이다. 멕시코 대표팀 애드리안 곤살레스는 자신의 SNS에 "우리는 2점 차로 승리하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고 들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멕시코는 2021년 WBC 본선 무대에 오르고자 다시 한 번 지역 예선을 치러야 한다.

앞서 열린 같은 조 경기에서는 푸에르토리코가 이탈리아를 9-3으로 꺾고 3전 전승을 기록했다.

야구 종주국이자 주최국 미국도 1라운드를 조2위로 통과하며 자존심을 살렸다. 미국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C조 3차전에서 캐나다를 8-0으로 완파했다. 미국 선발 대니 더피는 4이닝 동안 2피안타 7탈삼진으로 호투했다. 미국은 콜롬비아와 첫 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 끝에 3-2로 승리하고 '디펜딩 챔피언'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는 5-7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날 모처럼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도미니카공화국(3승)에 이어 조 2위로 2라운드에 나서게 됐다. 캐나다는 3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앞선 콜롬비아전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10-3으로 승리, WBC 11연승을 질주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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