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각각 2개의 스토어와 서비스센터 오픈을 통해 한국시장 첫 진출을 앞둔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Tesla)의 간판급 스포츠세단을 짧게 체험해 봤다. 서울 영동대교 남단을 출발해 학여울역 사거리까지 약 10km를 30여분간 모델 S 90D를 타고 달렸다.
함께 탄 테슬라코리아 소속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Product Specialist)’는 일반인에게 아직 생소한 전기차의 특성과 특히 테슬라 모델 S의 사용법을 설명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향후 전시장이 일반에 공개되면 온라인을 통해 사전 접수를 한 누구라도 시승이 가능하고 이들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를 통해 테슬라 차량에 대한 설명을 접할 수 있다고 한다.
전 세계 어디서도 수입사와 딜러가 없는 직접 판매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테슬라는 ‘스토어’로 불리는 전시장을 거점으로 시승을 통한 체험형 판매 방식을 따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는 시승을 위해 찾는 고객에게 차량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담당한다. 다만 차량의 구입을 권유하는 시스템은 아니다 오프라인 전시장에서 제대로 된 설명과 시승 없이 차량 계약이 이뤄져 왔던 기존 자동차 브랜드에선 찾아볼 수 없는 시스템이라 신선했다.
30분간의 시승을 통해 짧지만 테슬라 모델 S의 주행성능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먼저 전체적인 디자인은 스포츠 세단과 같이 잘 빠지고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앞뒤 문 손잡이는 평소에 감춰져 있지만 레버를 살짝 누르면 튀어 나와 공기저항을 조금이라도 줄이겠다는 생각이 보였다.
실내는 미니멀리즘을 콘셉트로 일반 내연기관차에 비해 매우 간소화 됐다. 센터페시아 전체를 덮은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유일하게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이패드 2개를 합쳐놓은 듯한 대형 17인치 디스플레이는 대부분의 차량 기능을 제어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총 7개의 메뉴를 제공하고 파노라믹 루프의 개폐, 전자동 에어컨디셔닝 시스템의 설정, 라디오 채널 변경 등이 터치스크린을 살짝 스와이프 하거나 터치하는 것만으로 가능하다.
터치스크린과 디지털 계기판, 그리고 스티어링 휠 컨트롤이 미디어, 내비게이션, 통신, 실내 제어 및 차량 정보와 끊김 없이 연결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 폰을 사용하듯 이질감 없는 사용방식이 만족스럽다.
모델 S는 전면과 후면에 각각 하나씩 2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기존 AWD 시스템과 유사한 구동 방식을 갖췄다. 특히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깔아 무게 중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탓에 고속은 물론 굽은 길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주행이 장점이다.
전기차의 특성상 초반 가속성 역시 슈퍼카 수준에 이르러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도달까지 4,4초에 불과하다. 또 반자율주행 기능에 근접한 오토파일럿이 장착돼 고속 주행은 더욱 편리하다.
우선 국내 인증을 받은 모델 S 90D의 경우 배터리 용량이 90kwh에 이른다. 해외에서는 동일 모델이 최대 512km까지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환경부 인증 공인 주행거리는 378km에 불과했다. 국내 인증 기준이 유럽이나 미국보다 엄격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결과에 테슬라코리아 측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전기차의 특성상 환경에 따라 주행가능거리는 변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한편 당분간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는 테슬라 모델 S 90D의 가격은 기본 사양이 약 1억2,100만원, 선택사양을 모두 넣을 경우 약 1억6,100만원에 이른다. 테슬라코리아는 향후 도입을 앞둔 모델 X와 모델 3는 물론 모델 S의 다른 배터리 타입 차량의 친환경차 혜택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김훈기 기자 hoon14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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