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언론, 가짜 뉴스만 제공”
기존 미디어와의 전쟁 돌입
일각선 “보수 콘텐츠도 검증 안 돼”
자유한국당이 자체 인터넷 방송을 출범시키고 연일 언론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는 등 기존 미디어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언론 보도가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으며 기존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서는 당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자체 동영상 뉴스 프로그램 ‘적반하장’을 출범, 지난 6일부터 유튜브와 페이스북, 홈페이지 등에 매일 콘텐츠를 게시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핵심 코너인 ‘오리발’은 가짜 뉴스를 폭로하고 당의 논평을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다. 8일 출연한 우원재 한국당 가짜뉴스신고센터장은 특정 종편 언론사를 향해 “두터운 팬덤을 이용해 매우 왜곡되고 편향된 정보만 내보내고 있어 뉴스기관이라기보다는 시민단체ㆍ정치단체에 가깝다”고 비난했다. ‘적반하장’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류여해 한국당 윤리위원은 “언론에서 가짜 뉴스가 나오는데 이를 아니라고 제대로 정정을 못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범 보수 진영이 밀리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차원을 넘어 기존 미디어와 정면으로 각을 세우기도 한다. 14일에는 강효상 한국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언론! 과연 공정한가?’라는 세미나를 열었다. 탄핵 직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 인터뷰를 진행했다가 논란이 됐던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좌장을 맡은 이번 세미나 참가자들은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됐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번 탄핵사태의 다수 언론보도는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며 “쏟아지는 탄핵 보도 중 마구잡이식, 아님 말고 식의 미검증된 보도행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제를 맡은 최창섭 바른언론연대 공동대표도 “근자의 뉴스내용이 탄핵이라는 방향설정이 이미 이뤄진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대다수 국민을 한 방향으로 몰이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존 미디어의 객관성과 중립성을 문제 삼는 자유한국당의 입장 역시 정파성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가짜 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범 보수 정당의 콘텐츠도 검증이 안 된 것인 만큼 큰 틀에선 가짜 뉴스와 다르지 않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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