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수출액이 지난해 2월보다 22.8%나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전성기를 맞은 반도체 산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전체 수출 규모를 끌어올렸다.
15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7년 2월 ICT 수출액은 140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역대 2월 수출액 중 최고액이다. 전년 동월 대비 20%대 증가율을 기록한 것도 2010년 8월(26.4%) 이후 6년 6개월 만이다.
‘1등 공신’은 반도체였다. 반도체 2월 수출액은 65억달러로 작년 2월보다 56.6% 급증, 사상 최대 월간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서버, 스마트폰 등 수요 증가와 D램ㆍ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등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출이 85.1% 늘었다. 특히 D램(4GB 기준)과 낸드플래시(64GB)의 2월 현물가격은 각각 3.09달러, 3.37달러로 작년 10월 2달러대에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업계 호황을 타고 독주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경기 화성 반도체 공장에 10조원가량을 투입, 신규 라인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D램 라인을 늘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작년 4분기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124억5,400만달러(약 14조2,000억원)로 삼성전자는 47.5%(59억1,800만달러)를 차지하고 있는 절대 강자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ICT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수요 대비 공급도 부족하기 때문에 라인 증설 관측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디스플레이(22억3,000만달러)와 컴퓨터 및 주변기기(6억6,000만달러) 2월 수출액도 각각 15.5%, 22.9% 증가했다. 다만 휴대폰 수출액은 15억달러로 작년 2월보다 25.9% 줄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제조사의 전략 스마트폰 출시가 없었던 데다, 중국 업체의 프리미엄 시장 진출 등 경쟁도 심화된 탓이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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