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역 시절 다재다능했던 마이클 조던과 매직 존슨(오른쪽)./사진=매직 존슨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한 경기 100득점과 시즌 평균 50.4득점(이상 故 윌트 채임벌린), 득점왕 10회(마이클 조던),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오스카 로버트슨).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두 번 다시 나오기 힘든 기록들이다. 그런데 올 시즌 불멸의 기록 중 하나가 재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로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득점ㆍ리바운드ㆍ어시스트ㆍ가로채기ㆍ블록슛 중 3개 부문에서 시즌 평균 두 자리수 기록)'이다. 기록 달성을 앞둔 주인공은 러셀 웨스트브룩(29ㆍ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이다. 그는 올 시즌 67경기에서 평균 31.8득점(1위) 10.6리바운드(10위) 10.3어시스트(3위)를 올리고 있다. 정규시즌은 15경기가 남았다. 지난 시즌(6.0개)에 비해 수비 리바운드(8.8개) 가담이 눈에 띄게 좋아진 터라 기록 수립의 관건은 어시스트수다. 평균 어시스트가 10개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은 달성 가능하다. 1961-1962시즌 로버트슨(30.8득점 12.5리바운드 11.4어시스트) 이후 55년 만이다.
트리플더블은 NBA 명캐스터였던 故 칙 헌이 처음 쓴 단어다. 고인은 트리플더블 외에도 슬램덩크(Slam dunk), 에어볼(Air ball), 핑거롤(Finger roll) 등 용어를 만들어냈다.
야구에서 '파이브 툴 플레이어(Five-tool player)'라는 용어가 있듯이, 농구에선 트리플더블 기록을 만능 선수의 상징으로 여긴다. NBA가 아메리칸농구협회(ABA)와 흡수합병된 1976년 이전까진 로버트슨과 채임벌린이 대표적인 만능 선수였다. 로버트슨은 통산 181회(역대 1위), 채임벌린은 78회(4위)를 기록했다. 로버트슨은 1960년 데뷔 첫 해 무려 26차례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리그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데뷔 후 5년간 매 시즌 적어도 20회 이상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키 196cm로 스윙맨이었지만, 리바운드도 척척 해냈다. 채임벌린은 역대 가장 위대한 센터 중 한 명으로서 득점과 리바운드는 거의 무조건 두 자리 수를 올렸다. 어시스트를 10개 이상 하면 그날은 트리플더블이 달성됐다.
1980년대 LA레이커스에서 뛰던 매직 존슨(58)은 138회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이 부문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인트가드였지만, 장신으로 빅맨 플레이까지 가능했다. 1980년 5월16일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파이널 6차전에서 발목을 다친 카림 압둘자바(70)를 대신해 센터로 출전, 42득점 15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올리며 팀의 4승 2패 우승을 안겼다. 1990년대에는 제이슨 키드(107회ㆍ역대 3위)가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스카티 피펜(52), 그랜트 힐(45), 르브론 제임스(33ㆍ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도 이런 부문에선 빼놓을 수 없는 선수들이다.
조던(54)도 트리플더블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그는 웨스트브룩과 함께 연속 경기 트리플더블 공동 2위(7경기)에 올라 있다. 1위는 채임벌린의 9경기, 4위는 로버트슨의 5경기다.
한국프로농구(KBL) 기록도 흥미롭다. 통산 트리플더블 1위는 앨버트 화이트(30)의 10회다. 이어 주희정(40), 리온 데릭스(43), 故 크리스 윌리엄스(이상 8회)와 현주엽(42), 조니 맥도웰(이상 7회) 순이다. 주희정(40ㆍ서울 삼성)은 키 181㎝ 가드이지만, 공이 튀는 방향을 정확히 예측해 리바운드를 잡아내곤 한다. 현주엽은 '포인트 포워드'라 불릴 만큼 만능재주꾼이었다.
쿼드러플더블(4개 부문 두 자리수)과 퀸더플더블(5개 부문 두 자리수)이라는 개념도 있다. 쿼드러플더블은 71년 역사의 NBA에서도 故 네이트 써몬드, 앨빈 로버트슨(55), 하킴 올라주원(55), 데이비드 로빈슨(52)까지 4명밖에 하지 못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간판 스타이자 2005년 여자프로농구(WKBL) 우리은행 한새에서 뛰었던 타미카 캐칭(38ㆍ인디애나 피버)은 프로 때는 아니었지만, 고교시절 꿈의 기록인 '퀸더플더블'을 달성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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