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우승에 도전하는 ‘야구 종가’ 미국이 4강 진출을 위한 첫 고비를 넘었다.
미국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2라운드 F조 첫 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8회초까지 1-2로 끌려가던 미국은 8회말 선두타자 앤드루 존스의 좌월 솔로포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계속된 1사 1루에서는 에릭 호스머가 우중월 역전 투런 아치를 그려 승부를 뒤집었다. F조 2라운드에서는 미국과 푸에르토리코가 1승을 거뒀고,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가 1패씩을 당했다.
한편 네덜란드 대표팀의 4번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은 도쿄에서 열린 2라운드 E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WBC 사무국은 2라운드가 끝난 15일 MVP 수상자로 발렌틴을 선정했다. 발렌틴은 일본, 이스라엘, 쿠바와 맞선 2라운드 3경기에서 홈런 세 방을 포함해 13타수 8안타(0.615)에 10타점으로 맹활약했다. E조 1위는 일본이었지만, 사무국은 2위팀 네덜란드에서 MVP를 뽑을 만큼 발군의 활약이었다. 발렌틴은 메이저리그에서는 2007∼09년 시애틀과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고 통산 170경기에서 타율 2할2푼1리, 15홈런, 52타점으로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그러다 2011년 일본 무대로 옮겨 홈런왕(31개)에 오른 뒤 2012년에도 31홈런으로 센트럴리그 홈런 1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아시아 리그 최초로 단일시즌 60홈런을 쳤다. 종전 기록은 이승엽(삼성)의 56개였다. 발렌틴은 "메이저리거가 출전하는 WBC에서 내가 예전보다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나이가 들수록 타격 이해도가 높아진다. WBC를 통해 미국 복귀 등 다양한 일이 벌어질 수 있지만 일단 이번 대회를 즐기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WBC는 한국에서의 흥행 실패에도 1라운드 역대 최다 관중 기록도 세웠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16일 “올해 대회의 1라운드에 총 62만1,851명의 관중이 입장해 역대 최다였던 2013년 대회(46만3,017명)보다 약 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도쿄에서 열린 1라운드 B조 6경기에는 대회 사상 최다인 총 20만6,534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특히 7일 열린 일본-쿠바의 1차전에는 4만4,908명이 입장해 역대 1라운드 최다 관중이자 모든 라운드를 통틀어서도 3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웠다. 일본이 치른 세 경기 평균 관중은 4만2,123명이나 됐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1라운드 C조 경기에는 총 16만3,878명이 입장했다. 이 역시 미국에서 개최된 1라운드로는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이다.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대결에는 3만7,446장의 입장권이 모두 팔려 메이저리그 마이애미의 홈구장인 말린스파크가 2012년 개장한 이후 최다 관중 기록이 새로 쓰였다.
반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1라운드 A조 6경기 입장 관중은 역대 본선 라운드 최소인 총 5만2,610명(평균 8,768명)에 그쳤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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