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포인트 경제학]
뉴욕 공원의 핫도그 매점에서 시작한 유니온스퀘어호스피탈리티그룹(USHG)의 ‘쉐이크쉑’이 13년 만에 시가총액 13억 달러(약 1조4,700억 원)에 이르고, 세계 13개국에 120개 매장을 열게 된 비결은 바로 ‘역발상’에 있다.
대니 마이어 USHG 회장은 미국 음식문화의 상징인 햄버거가 비만의 주범으로 몰리며 시장이 쇠퇴하고 있을 당시 “햄버거가 나쁜 게 아니라, 질 나쁜 재료로 성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2004년 차별화된 프리미엄 클래식 버거 브랜드‘쉐이크쉑’을 내놓았다. 그의 차별화 전략은 이렇다.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은 쇠고기에다 신선한 야채를 넣어 만든 버거를 고객의 주문 즉시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느낄 수 있는 맛과 합리적인 가격도 빼놓을 수 없다. 때문에 쉐이크쉑은 최고급 식당과 대중 식당의 중간 개념인‘파인 캐주얼(Fine Casual)’을 추구한다.
쉐이크쉑의 ‘파인 캐주얼’개념은 ‘햄버거=패스트푸드’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최고급 음식과 최상의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이는 현재 소비시장에 자리잡은 ‘가성비’ 트렌드와도 유사하다. 쉐이크쉑은 사양산업으로 인식되던 햄버거 산업을 다시 성장하게 한 외식분야의 혁신 아이콘으로 꼽힌다.
쉐이크쉑의 성공에는 시대적 트렌드도 작용했다. 이 음식점이 첫 선을 보인 2004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등장한 시기였다. 고객들은 쉐이크쉑에서 경험한 훌륭한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행복한 경험을 자발적으로 SNS에 공유했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쉐이크쉑에서 식사하고, 그 사진을 찍어 공유하면서 자발적인 홍보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전 세계적인 경제불황 속에서 누구나 ‘가성비’와 ‘SNS 마케팅’을 내세우게 된 지금, 다시 신선한 뒤집기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내는 쉐이크쉑만의 역발상을 기대해 본다.
박주영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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