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아이폰'에 숨겨진 착한 소비 '프로덕트 레드'
"빨간 아이폰은 처음 봐! 애플이 웬일이래?"
지난 21일(현지시간) 애플이 빨간색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을 출시한다고 발표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타임라인은 '한정판 아이폰'의 사진과 관련 기사로 뒤덮였다. 충성 구매자가 많은 애플은 새로운 시리즈를 발표할 때마다 화제가 되곤 했지만, 이번 상품은 기존 '블랙 앤 화이트'의 이미지를 탈피한 '선명한 빨간색' 상품이라 누리꾼들의 호기심은 극에 달했다.
이번 '빨간 아이폰'은 애플의 독자적인 제품이 아닌,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프로덕트 레드(RED)'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된 것이다. 지난 2006년 발족한 ‘레드(RED)’는 '후천적 면역결핍증 바이러스(HIV)'와 '에이즈(AIDS)' 퇴치를 위한 민간재단으로, '프로덕트 레드'는 이 재단의 에이즈 퇴치 기금 마련 프로젝트 중 하나다. 애플을 포함한 나이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타벅스, 컨버스, 닥터 드레, 코카콜라 등 유명 글로벌 브랜드가 이 캠페인에 참여해왔다.
'빨간색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에이즈 환자들을 돕는 방법은 간단하다. '프로덕트 레드' 참여 회사들은 (RED)의 로고를 단 제품을 만들고, 해당 회사는 판매액 중 일정 부분을 에이즈 퇴치를 위한 기금으로 기부한다. 구매자의 소비와 제조자의 기부로 마련된 기금은 '글로벌 펀드(The Global Fund)'로 보내지며, 글로벌 펀드는 이 기금의 전액을 가나, 레소토, 르완다, 탄자니아, 잠비아 등 아프리카 대륙의 에이즈 환자를 돕는 데에 쓴다.
다음은 프로덕트 레드의 제품 중 일부.
스쿠터 브랜드인 'VESPA'도 프로덕트 레드 캠페인에 참여했다. 해당 빨간 스쿠터의 가격은 1만499달러(한화 약 1,178만원 상당)에 달한다. 돈이 부족하다면 저렴한 대안이 있다. 'VESPA'는 빨간 스쿠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29.99달러(한화 약 3만3,600원 상당)에 판매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외에도 글로벌 금융 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붉은색 카드를 만들었고, 신발 브랜드인 '컨버스'도 빨간색 운동화를 판매했다. 미국 현지 '스타벅스'는 세계 에이즈의 날인 12월 1일이면, 제조 음료 한 잔 당 10센트를 에이즈 퇴치를 위해 기부한다.
한편, 지금까지 빨간색 케이스를 제작하거나 아이팟 등 소형 제품을 빨간색으로 제작했던 것과 달리, 이번 '아이폰7 스페셜 에디션'은 주력 상품을 빨간색으로 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0년 전 애플과 ‘레드(RED)'가 함께 일을 시작한 이래 우리 고객들은 다양한 애플 제품 구매를 통해 에이즈 퇴치 운동에 기여해 왔다"며 "이번에 선보이는 레드 마감의 스페셜 에디션 아이폰은 레드와의 파트너십을 기념해 선보이는 가장 큰 행보"라고 말했다. 현재 레드는 4억6,500만 달러 이상의 기금을 마련했으며, 이 가운데 1억3,000만 달러 이상을 애플로부터 지원받았다.
25일 국내 출시되는 아이폰7 레드 스페셜 에디션은 128기가바이트(GB)와 256GB 용량으로 출시된다. 사양 및 가격은 기존 아이폰7과 같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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