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일 채널A는 ‘먹거리X파일’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 큰 인기를 얻은 대왕 카스텔라를 다뤘다. 제작진은 '대왕카스텔라, 그 촉촉함의 비밀'편을 통해 카스텔라 반죽에 식용유가 들어간 점을 지적하며 '건강하지 못한 음식'이라고 주장했다.
☞ [사실은] 식용유 범벅? 대왕 카스텔라를 위한 변명
방송이 나간 뒤 대왕 카스텔라는 위기를 맞았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통해 “사지 않겠다” “알고 보니 기름빵”이라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구입을 꺼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식용유 사용을 문제 삼을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식용유는 제빵 과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재료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일부 대왕카스텔라 업체들도 홈페이지에 제조법을 공개하며 나쁜 음식이 아니라는 주장을 폈으나소비자들의 발길을 쉽게 돌릴 수 없었다. 결국 판매 감소의 위기를 견디지 못한 일부 업체들은 잇따라 문을 닫았다. 지난 28일 CBS라디오의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점주는 "방송 이후 매출이 90%까지 떨어져 업종을 전환했다"며 "전국에 500개 이상의 대왕 카스텔라 지점들이 있는데 방송 하나에 이렇게 무너져버리는 것은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먹거리X파일의 시청자 게시판에도 "영세업자 죽이는 방송은 폐업하라"는 등 불만 의견이 쇄도했다. 한 중소 카스텔라 업체는 게시글을 통해 "한 청년이 창업하겠다며 본사를 방문했다"며 함정 수사 식의 잠입취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왕카스텔라 이전에도 아이스크림, 간장게장, 찜질방 계란처럼 고발 프로그램에서 방송을 탄 이후 관련 상점 일부가 문을 닫은 사례가 있다. 따라서 인터넷에서는 방송사들이 고발 프로그램을 내보낼 때 철저한 사실 확인을 통해 신중하게 방송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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