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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 환우들의 희망 좇아 일출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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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 환우들의 희망 좇아 일출을 담다

입력
2017.03.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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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갑씨가 이끄는 ‘희망일출팀’

루게릭병 전문요양병원 건립 위해

일출 촬영 후 판매 수익금 기부

사진 이용한 폰케이스 등도 판매

강희갑씨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사옥에서 인터뷰 도중 자신이 이끄는 희망일출팀의 일출 사진이 담긴 휴대폰케이스를 들고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왕태석기자kingwang@hankookilbo.com
강희갑씨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사옥에서 인터뷰 도중 자신이 이끄는 희망일출팀의 일출 사진이 담긴 휴대폰케이스를 들고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왕태석기자kingwang@hankookilbo.com

“2018년 국내 첫 루게릭병 전문요양병원 건립을 목표로 60억원을 모금 중인데 모금액이 20억원에 불과하단 걸 2015년 말에 알게 됐습니다. 보탬이 될만한 일을 찾다가 루게릭 환자와 가족에게 희망을 주고자 일출 사진을 찍기로 했죠.”

외국계 컨설팅업체 임원인 강희갑(53)씨는 지난해부터 루게릭병 전문요양병원 건립비용 마련을 위해 활동 중인 ‘희망일출팀’을 이끌고 있다. 희망일출팀은 지난해 1월2일~8월20일 매주 토요일 새벽마다 17개 산악형 국립공원에 올라 찍은 일출사진으로 두 차례 사진전을 열고 수익금을 모두 승일희망재단에 기부했다. 기부천사인 가수 션과 국내 프로농구 최연소 코치였으나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박승일 씨가 공동대표인 승일희망재단은 국내 유일 루게릭 환자들을 위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과 모금을 위해 얼음물을 뒤집어 쓰며 기부금을 내는 릴레이 이벤트인 ‘아이스버킷챌린지’가 2014년 미국에서 전세계로 확산할 때 승일희망재단과 인연을 맺었어요. 그 인연에 최근 3년간 중앙대 사진아카데미에서 배운 사진기술을 합쳐 활동을 시작한 거죠.”

덕유산 일출. 강희갑씨 제공
덕유산 일출. 강희갑씨 제공

루게릭병 환자들이 새 희망을 얻길 바라며 시작한 일출 산행에는 지난해 93명이 참여해 오대산 한라산 지리산 태백산 계룡산 속리산 등에 올라 1만2,000여장의 사진을 찍었다.

이 가운데 42장만 뽑아 지난해 10월 초부터 약 한 달간 서울과 강씨의 고향인 경남 거창에서 ‘희망일출사진전’을 각각 열었다. 50만~300만원 가량에 팔린 일출사진의 총 매출은 2,700여 만원. 희망일출팀은 이중 경비 등을 제외한 900만원을 기부했다.

강씨는 지난해 희망일출팀 활동과는 별도로 매주 일요일마다 자선프로필 촬영을 통해서도 병원 건립을 도왔다. 프로필 촬영을 원하는 음악가와 화가, 무용가 등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어주고, 공동명의로 수익금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강씨로부터 시작된 문화예술인들의 릴레이 재능기부는 발레리나와 국악인 등 팀원 내 예술인들의 정기 연주회 등으로 이어져 병원 건립을 위한 모금액 기부에 보태졌다. “회원분 남편이 다니는 회사에서 사회공헌활동 대상을 찾던 중 재단과 연결돼 병원 건립기금으로 2억원을 기부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기부금이 여기저기서 모아지더라고요.”

가야산 일출. 강희갑씨 제공
가야산 일출. 강희갑씨 제공

희망일출팀 등의 노력으로 병원 건립을 위한 모금액은 최근 36억원으로 늘었다. 아직 목표금액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재단은 우선 서울 근교에 부지확보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남은 건립 비용 마련을 위해 강씨는 이달 일출사진을 이용한 생활용품 판매를 위한 사회적기업 ‘희망아트’를 설립했다. 희망아트는 일출사진이 담긴 휴대폰케이스 등을 판매한 수익금을 승일희망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그는 요즘 시제품으로 나온 휴대폰케이스를 들고 제품 홍보에 여념이 없다. “모금활동이 여러 방향으로 나뉘면서 올해는 격주로 희망일출 산행을 시작했어요. 병원이 건립되는 그날까지 산행은 계속 됩니다. 쭉~.”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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