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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명분도 가치도 없는 '반문연대' 프레임 옹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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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명분도 가치도 없는 '반문연대' 프레임 옹색하다

입력
2017.03.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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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면서 반문(反文)연대 구축 움직임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호남 경선 압승에 이어 29일 안희정 충남지사의 안방인 충청권 경선에서도 승리함으로써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민주당은 정당 지지도에서도 50% 안팎의 초강세다. 국민의당 등 여타 정파 입장에서는 군소 주자를 한데 묶어 문 전 대표와 1대 1 구도를 만들지 않는 한 집권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여길 수 있다. 보수ㆍ중도 대연합, 빅텐트 등의 논의가 끊이지 않는 배경이다.

반문연대에 가장 적극적인 인사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다. 그는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등을 만난 데 이어 29일에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 홍석현 전 중앙일보ㆍJTBC 회장과 회동했다. 반문연대를 통해 보수ㆍ중도 세력이 권력을 분점하는 연합정부ㆍ공동정부 구성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로선 문 전 대표의 집권을 막기가 쉽지 않으므로 ‘반문’을 기치로 민주당을 제외한 정치세력을 규합해 대안을 찾겠다는 의도다. 박지원 대표도 각 당이 정체성 등 제 맛을 유지하며 종합적인 맛을 내는 ‘샐러드 연정’을 주장해 반문연대에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맞아 정파 간 연대나 후보단일화 논의가 제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합종연횡에도 명분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이념과 노선이 비슷한 정당끼리 연대하는 거야 누구 비난하겠는가. ‘반문 프레임’ 하나만으로 헤쳐 모이자고 하니 누구도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다. 유승민 의원은 “(연대에는) 명분이나 원칙이 중요하다”며 한국당 및 국민의당 연대에 부정적 뜻을 나타냈고, 홍석현 전 회장도 “개인에 반대해서 연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개헌을 고리로 뭉치려던 시도가 국민 동의를 받지 못하고 흐지부지된 까닭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번 대선에서 승산이 없는 세력들이 장차 권력을 나눠먹기 위해 이합집산하는 것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문재인만은 막자’는 프레임도 마찬가지다. 이념과 비전 없이 속이 뻔히 보이는 야합으로 정권을 잡겠다는 발상에 국민이 호응할 리 없다. 대선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보수는 명분 없는 반문연대에 매달릴 게 아니라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 국민은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고 있다. 국정을 이끌 구체적 정책과 비전으로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다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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