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평양리포트]빗 속에 1만 인파…김일성경기장 응원 보니
알림

[평양리포트]빗 속에 1만 인파…김일성경기장 응원 보니

입력
2017.04.05 19:45
0 0
김일성경기장에 태극기가 걸린 모습. 평양=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김일성경기장에 태극기가 걸린 모습. 평양=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5일 평양에는 오전부터 계속해서 비가 내렸다. 하지만 이날 북한 여자축구대표팀과 홍콩 여자 아시안컵 예선 2차전을 보기 위해 1만3,500여 명의 관중이 김일성경기장을 찾았다. 북측 관계자는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은 날씨 같은 거 신경 쓰지 않습네다”라고 말했다. 대부분 무채색 의상을 입어 관중석은 검은색으로 보였다.

경기장에는 이번 대회 참가국의 국기가 아시아축구연맹(AFC) 깃발과 함께 게양됐다. 김일성경기장에 태극기가 걸린 건 처음이다. 경기에 앞서 북한 국가가 울리자 관중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최룡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도 본부석에서 관전했다.

북한은 위아래 붉은색 유니폼, 홍콩은 모두 흰색 유니폼을 입었다. 집단 응원을 하거나 구호를 외치는 모습은 없었다. 관중들은 북한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함성을 내질렀고 찬스를 놓치면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반대로 홍콩 선수들이 공격을 감행하면 야유를 보냈다. 홍콩 선수들이 공을 빼앗기거나 밖으로 걷어내면 여지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5일 북한-홍콩의 여자 아시안컵 예선 2차전을 보기 위해 김일성경기장을 찾은 관중들. 북한이 득점하자 일제히 환호하고 있다. 평양=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5일 북한-홍콩의 여자 아시안컵 예선 2차전을 보기 위해 김일성경기장을 찾은 관중들. 북한이 득점하자 일제히 환호하고 있다. 평양=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전반 12분 북한이 코너킥 상황에서 첫 득점을 올렸다. 관중석은 환호와 박수 소리로 가득찼다. 장내 아나운서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15번 리은영 선수가 득점했습니다”라고 말하자 또 다시 환호가 터져 나왔다.

경기장에는 두 개의 전광판이 설치돼 있었다. 한 전광판에서는 경기 실황이 중계됐고, 다른 전광판에는 시간과 함께 점수가 적혀 있었다. 김일성경기장의 지붕이 관중석을 모두 가리지 못해 일부 관중들은 우산을 쓴 채 경기를 관람했다. 경기장 매점에서는 통상적인 경기장과 마찬가지로 음료수와 과자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기자석에는 한국, 홍콩 기자들뿐 아니라 북한 취재진도 있었다. 북한 TV 중계진은 모니터와 경기장을 번갈아 바라보고 갱지에 뭔가를 적어가며 경기를 중계했다.

북한이 경기 내내 전원 공격, 홍콩은 전원 수비를 했다. 홍콩은 공을 걷어내는데 급급했다. 북한 골키퍼는 하프라인 근처까지 올라와 마치 경기를 관람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전반 28분과 39분 김윤미가 추가 득점을 올렸다. 전반 추가 시간 코너킥이 홍콩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며 그대로 골로 이어졌다. 장내 아나운서가 “중국 홍콩 팀의 자체 실수에 의한 득점이었습니다”라고 말하자 관중석에서는 또 다시 웃음이 나왔다.

후반 중반인 오후 4시 20분쯤 김일성경기장에 라이트가 켜졌다.

북한은 후반에도 경기를 지배했지만 후반 22분 중거리 슛으로 한 골을 더 보태는 것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5-0으로 이긴 북한은 지난 3일 인도전 승리(8-0)에 이어 2연승을 기록했다.

평양=공동취재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