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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둣가 기찻길에 산책로 3.2㎞… 요코하마를 관광도시로 만든 ‘길’

입력
2017.04.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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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의 길, 아카렌가 등 명소 즐비

도쿄 인근 항구도시인 요코하마시 ‘개항의길’ 모습. ‘미나토미라이’(미래항구)라고 불리는 이 구역은 1988년 쇼핑몰과 미술관, 공원 등이 계획적으로 조성된 관광코스다. 요코하마=박석원특파원
도쿄 인근 항구도시인 요코하마시 ‘개항의길’ 모습. ‘미나토미라이’(미래항구)라고 불리는 이 구역은 1988년 쇼핑몰과 미술관, 공원 등이 계획적으로 조성된 관광코스다. 요코하마=박석원특파원

일본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한다는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시. 화물열차가 다니던 부둣가 기찻길을 보행자 전용도로로 꾸며 도시상징물로 만든 게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비결이다. 이른바 ‘개항의 길’은 1911년 개통돼 1985년까지 사용된 요코하마 철로를 재활용해 3.2km의 해안산책로로 만든 경우다. 2002년 산책로 주변에 공원을 조성하고 특히 1911년 건축된 붉은 벽돌의 화물창고 아카렌가를 근사한 쇼핑센터와 음식점으로 리모델링해 관광명소화 했다.

도쿄역에서 전철로 40분 남짓 거리인 JR사쿠라기초역는 ‘개항의 길’ 코스 출발점이다. 5분을 채 걷기도 전에 바닷바람이 상쾌하게 얼굴을 때리고 노면에 남겨진 레일자국이 100년전 풍경을 상상하게 만든다. 곧 1907년 미국 ‘아메리카브리지컨퍼니’가 지었다고 씌어있는 ‘미나토 2호교’를 건너게 된다.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면 요코하마 랜드마크타워, 거대한 원형의 놀이공원 관람차가 눈앞에 펼쳐진다. 30대 도쿄시민 스즈키 도시히로(鈴木利廣)씨는 “요코하마는 밤이면 일루미네이션이 아름다워 홍콩처럼 느껴진다”며 “차량에 방해받지 않고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길이 잘 연결돼 편리하다”고 말했다.

요코하마시 도시정비국 오다시마 데츠로(小田島鐵朗ㆍ47)씨는 “이곳의 관광지를 반나절만에 돌 수 있는 코스로 집중하기 위해 개항의 길을 조성하게 됐다”며 “유도표지를 많이 세우고 경사도를 줄여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도 안전하고 쾌적하게 걸을 수 있도록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길 옆에 쓰나미(지진해일) 피난정보 표지판이 등장하는 것도 일본다운 느낌을 준다. 해안쪽으로부터 고지대로 올라가는 지름길이나 가장 인접한 대피소 위치가 표시돼있다.

요코하마항을 상징하는 붉은 벽돌 창고 ‘아카렌가’. 내부에는 다양한 상점과 레스토랑이 있다. 요코하마=박석원특파원
요코하마항을 상징하는 붉은 벽돌 창고 ‘아카렌가’. 내부에는 다양한 상점과 레스토랑이 있다. 요코하마=박석원특파원

한참을 걸어가면 아카렌가가 나온다. 개항기 요코하마항의 이국적 풍경을 만끽하고 마치 100년 거리로 착각하게 만든다. 개항의길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주변의 유럽풍 관광자원과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길로 접어들면 1930년대 영국 무역상인이 지은 저택인 베릭홀, 외국인용 아파트, 외교관의 집 등 개항기 풍경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인근 차이나타운 구역 안에도 차가 다니지 않는 보행자 전용거리로 조성됐다.

요코하마시 관계자는 “1960년대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도쿄에 인구가 대량 유입됐고 요코하마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며 “지역 정체성을 살리자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역사적 특성을 살린 도시디자인과 보행로 정비를 시정목표로 세웠고 ‘일본개항 역사관광도시’란 현재 위치를 누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요코하마=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요코하마 ‘개항의길’ 곳곳에 안내이정표와 심볼 마크가 새겨져 있다.
요코하마 ‘개항의길’ 곳곳에 안내이정표와 심볼 마크가 새겨져 있다.
요코하마 개항의길
요코하마 개항의길
요코하마 개항의길
요코하마 개항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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