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외교문서 공개] 테러 뒤 북한의 버마 위협 정황 드러나
1983년 10월 버마(현재 미얀마)에서 발생한 아웅산 테러를 일으킨 북한 공작원 재판에 관여한 판사의 딸이 일본에서 의문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건 현장에서 북한제 담배꽁초가 발견돼 북한의 보복성 암살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는 10일 공개한 1986년도 외교문서 중 이상욱 당시 주제네바 대사가 주제네바 버마 대사를 만난 뒤 본국에 보낸 전문에 따르면, 버마 대사는 "(아웅산 테러) 재판에 관여했던 판사의 딸이 약 1년 반 전인 1985년 6월 일본 유학중 변사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웅산 테러 사건을 저지른 북한 공작원 2명이 재판을 받아 사형을 선고 받고 이 가운데 한 명은 곧바로 처형됐다. 이 재판에 참여한 판사의 딸이 판결 1년 반이 지난 뒤인 숨졌다는 것이다. 특히 버마 대사는 “판사의 딸이 사망한 현장에서 북한제 담배꽁초가 발견됐다”며 “자살할만한 특별한 동기도 없어 사인 규명을 위해 노력했지만 진상을 밝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약 1년전(1985년 12월)에는 북한인으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인물로부터 주제네바 버마대표부에 폭탄장치를 설치했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왔다”며 “이에 당시 건물에 있던 버마, 필리핀, 리비아 대표부 등의 직원이 대피하고 스위스 경찰에 연락해 건물을 수색했으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웅산 테러 사건 이후 버마와 북한이 갈등을 빚으면서 북한의 위협이 지속됐던 것으로 보인다.
조영빈 기자 peoplepoe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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