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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패널토론] “선진화법 식물국회” 질타 “선거 연령 인하” 싸고 공방

입력
2017.04.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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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어떻게 바꿀 것인가' 를 주제로 한 2017 한국포럼이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섹션1 : 권력 집중, 어떻게 분산하나' 관련 시민패널들이 질문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대한민국, 어떻게 바꿀 것인가' 를 주제로 한 2017 한국포럼이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섹션1 : 권력 집중, 어떻게 분산하나' 관련 시민패널들이 질문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개정 논의만 반복하고 있는 국회선진화법을 어떻게 할 것인가.”(60대 남성)

“두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로 선거연령 인하에 대한 정치권의 생각이 궁금하다.”(40대 주부)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일보 주최 ‘2017 한국포럼’에서 정치분야 패널 토의 직후 진행된 시민 토론은 국회선진화법 개정과 선거연령 인하 이슈가 뜨거운 감자였다. 여야 혹은 다수당과 소수당의 지위가 바뀔 때마다 선진화법 개정에 대한 입장이 뒤바뀌어온 데 대해 정치권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고 선거연령 인하와 관련해서는 보수와 진보 진영의 견해차가 재확인됐다.

선진화법 개정 논의가 공전하는 데 대한 입장을 묻는 60대 남성 시민 패널의 질문에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장인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민들이 바라보기에 (몸싸움하는)동물국회도 나쁘지만 선진화법 때문에 한 발자국도 못 나가는 식물국회가 더 문제”라며 “집권하는 당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선진화법을 바꿔야 한다”고 답했다. 직권상정 요건을 강화한 선진화법으로 인해 다수당이라 해도 전체 의석의 5분의 3이상을 점하지 않으면 쟁점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없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선진화법 개정을 놓고 이 의원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미묘한 설전도 벌어졌다. 이 의원이 다수당이 아니었던 19대 국회 때는 개정에 소극적이다가 다수당이 되자 적극적으로 변한 민주당의 행태를 꼬집으며 “민주당도 일관된 태도를 가져야 한다. 개정에 반대하다가 갑자기 바꾸자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최근에도 선진화법을 바꿀 수 있었는데 (다수당의 지위를 잃은) 한국당의 반대로 바꾸지 못했다”고 책임을 다시 한국당으로 돌렸다.

두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라고 소개한 40대 주부가 청소년의 참정권 확대에 대해 묻자 정종섭 한국당 의원은 “가능한 많은 사람이 선거에 참여하면 좋지만 국회의원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그 자리에 가야 하는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지도 고민해야 한다”며 “그렇게 보면 (선거연령 인하는)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지적 판단 능력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치영역이 커져야 한다고 본다”며 선거연령 인하에 찬성했다. 이날 토론 사회를 본 박형준 동아대 교수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선거 연령이 19세 이상인 곳은 유일하게 우리나라 뿐”이라며 “연령 인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라고 말했다. 선거 가능 연령을 19세에서 18세로 인하하는 공직선거법 개정 논의는 지난해 말 급물살을 탔지만 한국당이 반대하는 데다 당초 찬성했던 바른정당이 입장을 선회하면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이날 시민 토론에서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도 화두로 거론됐다. 기업계 대표로 참여한 시민 패널은 “정치 제도가 바뀌어도 운영하는 것은 사람”이라며 국회의원이 국민들로부터 가장 큰 불신을 받는 점을 꼬집었다. 박형준 교수가 사회 도중 “한 설문조사 결과, 처음 만나는 사람에 대한 신뢰도는 4.5인데 국회의원은 2.1이라고 한다”라고 말해 방청석과 토론자들 사이에서 자조 섞인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정종섭 의원은 “국회의원 300명을 개인별로 자질만 놓고 보면 부족하지 않고 오히려 괜찮은데 국회만 들어오면 왜 한심한 짓을 하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봤다”며 “문제는 당의 지도자가 휘두르는 공천권이다. 공천을 받기 위해 국가 전체의 이익보다 자기 지역의 이익, 자기 정당의 이익에만 매달리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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