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2017년 한국포럼’은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의 환영사로 막을 열었다. 이 사장은 “흔한 과시적,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진정으로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찾고 널리 인식시키고자 하는 실질형 행사”라며 “유례 드문 시대적 대전환기에 가장 핵심적 주제로 열리는 포럼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목표를 다시금 공유하고 방식의 접점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데다, 각 당 대선후보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포럼은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각계 인사, 취재진, 일반시민들은 행사가 열린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 400석을 가득 채웠다. 오전 9시에 시작한 이날 행사에는 80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승명호 한국일보 회장을 비롯해 정세균 국회의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함께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마련된 테이블에 나란히 앉은 홍준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와 정세균 국회의장은 가볍게 웃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악수하는 장면엔 참석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사진기자 30여명이 이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몰려들어 촬영이 약 5분간 계속되면서 본격적인 세션 시작도 전에 행사장은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
환영사를 위해 무대에 오른 이준희 사장은 “올해 2017년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 한 해”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현재 우리 정치체제의 기틀을 세운 87년 체제가 형성된 지 30년이 되는 해이자, 우리 경제체제의 근본적 개혁을 요구하게 만든 IMF사태가 일어난 지 2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며 “이미 한 세대가 지난 87년 체제를 넘어 미래를 담을 새 정치의 구조를 반드시 만들어내야 할 때이자, 장기간 묶여있는 중진국 함정의 족쇄를 풀어내고 경제 도약의 새로운 전환을 이뤄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촛불집회도 언급하며 이준희 사장은 “한국사회를 뒤덮은 광장의 외침은 거대한 시대변혁을 요구하는 절박한 국민적 열망과 다름없다”고 했다. “공정과 합리, 혁신과 도전, 배려와 동반 같은 것이 (변혁의) 기본적 바탕일 것”이라며 “각계 지도자를 자임하는 분들은 마땅히 (외침에) 응답하고 (변혁이라는) 소임을 치열하게 감당해야 할 역사적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포럼을 여는 무거운 책임감도 털어놨다. 그는 “참신한 기운은 아직 크게 체감되지 않고 갈등과 배타, 분노와 적대의 구태는 여전히 도처에 온존해있다지만, 서로 목표가 달라서는 아니다”면서 “가치와 시각이 조금씩 다른 정치계 경제계 학계 최고 지도자들과 석학을 모두 한 자리에 모신 포럼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과 방식을 공유하고 이해하고, 그럼으로써 접점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정세균 국회의장은 “차기 정부 출범을 한 달여 앞두고 마련된 오늘 포럼의 주제가 돋보인다”며 축사를 시작했다. “개헌과 공정성장을 중심으로 새 정부의 과제를 짚고, 대화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시의 적절한 (주제) 선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조기 대선이라는 긴박한 상황에서 대선 주자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 모였다는 점만으로도 오늘 포럼의 의미가 크다”고 했다. 특히 그는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는 ‘일자리 만들기’가 돼야 한다”며 “청년문제 해결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전제 조건으로서의 개헌과 공정성장은 마땅한 시대정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정 국회의장의 축사가 끝나고 문재인 후보, 홍준표 후보, 안철수 후보, 심상정 후보가 차례로 축사를 이어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