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 유가족 등 1000여명 참가
전국 각지 추모객 발길 이어져
목포신항ㆍ안산서도 추모 물결
“진상 규명ㆍ책임자 처벌” 촉구
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오전 짙은 안개가 내려앉은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진도군과 진도군범군민대책위원회가 주관한 추모행사에는 노란 리본 목도리와 종이모자를 착용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을 비롯해 이낙연 전남지사, 이동진 진도군수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객들은 ‘지난 3년의 회고’ 추모영상과 진도 중ㆍ고등학생들이 세월호 참사 재발방지와 미수습자 9명의 귀환을 바라며 쓴 추모시 ‘노란 나비’와 ‘4월 편지’를 낭송하자 눈물을 참지 못했다.
단원고 허다윤양의 부친인 허흥환(53)씨는 “사고 이후 많은 국민들과 자원봉사자, 진도군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버텨왔다”면서 “미수습 가족들은 팽목에서 목포신항으로 거처만 옮겼을 뿐 기다리고 있으니 (9명이)돌아올 그날까지 함께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아들(10)과 딸(7)을 데리고 온 김성민(35ㆍ순천)씨 부부는“애들이 어려서 아직 잘 이해 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계속 설명하고 전달해주는 게 어른으로서 임무라고 생각한다”며“미수습자를 어서 찾고 왜 저 많은 사람들이 사라져야 했는지 국민 모두가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군수는 추모사에서 “팽목항 인근에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할 공간과 안전교육의 장소 등이 있는 국립해양안전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숨진 295명을 추모하고 미수습자 9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304개 풍선 날리기행사와 금비예술단의 진혼무 ‘노란 눈물’에 이어 망자의 한을 달래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씻김굿보존회의 공연도 펼쳐졌다.
육상에 올려진 상처 난 세월호를 보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목포 신항에도 구름 같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3주년 기억식에 참석한 목포지역 중ㆍ고등학교 학생 500여명은 ‘0416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잊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등의 피켓을 들고 추모객들을 맞았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목포신항만 인근 공원에서 신자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수습자 9명의 온전한 수습과 의혹 없는 진상 규명을 바라는 추모 미사를 가졌다. 김희중 대주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대축일이지만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해 추모 미사로 대신한다”면서 “이제는 세월호가 부활할 차례다”고 강조했다.
단원고 학생과 교사 261명을 가슴에 묻은 안산에서도 추모물결이 이어졌다. 오후 3시 1분 동안 안산시 전역에 추모사이렌이 울린 뒤 시작된 기억식에는 유가족과 시민 등 2만여 명이 참석해 고인들의 넋을 애도했다.
전명선 4ㆍ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우리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개선이 이뤄질 때 참사로부터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에는 분향소까지 4㎞가량을 걷는 ‘봄길 행진’을 비롯해 시화전과 ‘전국 청소년 만민공동회’ 등 다양한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등 19대 대통령선거 후보들도 추모사를 낭독하며 세월호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구동성으로 공약했다.
일반인희생자추모관이 있는 인천가족공원에서도 추모식이 열려 유가족과 시민들이 아픔을 함께 나눴다. 경남 김해와 거제, 통영, 강원 속초, 원주 등에서도 추모제 등이 진행돼 별이 된 이들의 명복을 빌었다.
진도=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o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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