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경쟁에서 한국 기업들은 가장 선두에 서 있습니다.”
옌스 하이테커(사진) 세계가전박람회(IFA) 사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IFA 글로벌 기자회견 뒤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을 이렇게 평가했다. 하이테커 사장은 “삼성과 LG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이 IFA에 참가하는 것이 매우 기쁘다”며 “IFA는 규모의 경쟁이 아니라 혁신을 경쟁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베를린박람회 부사장도 겸직하고 있는 그는 “삼성전자는 올해 IFA에서도 가장 중요한 발표자가 될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하지만 IFA에서 ‘언팩’(최초 공개) 가능성이 나오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줄곧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IFA에서 최초 공개했던 삼성전자가 지난해에는 베를린이 아닌 미국 뉴욕으로 날아간 것을 의식한 듯 했다. 다만 하이테커 사장은 “나에겐 권한이 없지만 개인적 생각으로는 전 세계 많은 언론사와 언론인들이 모이는 IFA는 분명히 더 나은 장소”라며 “이것이 (삼성전자를 향한) 우리의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 적용이 가속되고 있는 글로벌 가전시장에 대해 하이테커 사장은 “이제 주인공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콘텐츠)”라고 진단했다. 그는 “30여 년 전 처음 나왔던 컬러 TV는 매우 신선했지만 TV라는 제품의 범주에서 벗어나진 못했다”며“시대가 달라져 지금 소비자들은 AI 같은 최신 기술들이 빨리 가전제품에 통합돼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트럼프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가전업계 이슈로 부상한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하이테커 사장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가전산업에 자유무역은 필수적인 시스템이고 미국의 대형 브랜드들 역시 마찬가지”라며 “새로운 무역협정에 관한 논의가 중단됐지만 유럽시장에서는 아직까지 부정적인 영향이 감지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리스본=글ㆍ사진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