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이상 고학력 실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일 할 뜻이 없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한 고학력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350만명을 돌파했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실업자 116만7,000명 중 대졸 이상이 54만3,000명(46.5%)이나 됐다. 이어 고졸 45만1,000명, 초졸 이하 9만9,000명, 중졸 7만5,000명 등의 순이었다.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없거나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을 뜻하는 비경제활동인구(취업 의사가 있지만 일자리 부족으로 구직을 단념한 경우도 포함)는 1분기 1,655만2,000명을 기록했다. 학력별로 보면 고졸이 591만3,000명, 대졸 이상이 352만8,000명, 초졸 이하가 372만3,000명, 중졸이 358만7,000명이었다.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가 분기 기준으로 350만을 넘은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취업을 하지 않거나 하지 못하는 고학력자가 많아진 것은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학력 수준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장률이 낮아지고 신규 일자리가 크게 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일자리 공급과 취업 희망자의 눈높이가 일치하지 않는 괴리(미스매치)도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높지만 여전히 남성에 비해 경제활동참가율 및 고용률이 낮은 것도 한 요인이다. 청년층이 대거 공무원 시험으로 몰린 것(취업 준비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도 영향을 미쳤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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