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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70년대부터 좁은 도로 정책… 차량 운행 줄고 시민 건강 회복”

입력
2017.04.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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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다닐 수 있는 도시’의 저자 제프 스펙. 테드(TED) 강의 모습 캡처
‘걸어다닐 수 있는 도시’의 저자 제프 스펙. 테드(TED) 강의 모습 캡처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주민들은 자동차 주행량을 줄이고, 운전에 사용할 돈을 지역 경제를 위해 씁니다.”

‘걸어다닐 수 있는 도시’의 저자인 도시 기획자 제프 스펙은 24일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미국의 포틀랜드를 “걷기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고 있는 도시의 표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40여년간 포틀랜드의 도로 디자인 정책 등을 살펴보면, 걷기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추진해야 할 방향과 그로 인해 생겨나는 다양한 장점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포틀랜드는 1970년대에 좁은 도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대다수 도시들이 더 많은 교통량을 소화하기 위해 도로를 확장하고 길거리 평행주차를 폐지할 때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도시를 디자인 한 셈이다. 대신 포틀랜드는 6,000만 달러의 예산을 30년에 나눠 자전거 시설 확충과 걷기 문화 확산 등에 투자했다.

이 같은 정책 변화는 포틀랜드 주민의 삶을 서서히 바꿔나갔다. 스펙은 “1996년 최고점을 찍었던 포틀랜드 시민들의 하루 차량 주행 거리는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제는 과거에 비해 평균 4마일, 시간으로는 11분 적게 운전하고 있다”며 “다른 도시 주민들과 비교해봐도 포틀랜드 주민들의 차량 사용이 20%나 적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펙은 “포틀랜드 주민들이 자동차 운행을 줄여서 주민 전체 소득의 3.5%에 달하는 경제적 이득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민들은 이렇게 절약된 돈을 지역 경제와 가정을 위해 지출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건강회복 역시 걷기 문화 확산으로 바뀔 수 있는 장점들이다. 스펙은 “1970년대에는 미국인 10명 중 1명이 비만이었지만, 지금은 3명 중 1명이 비만이고, 전체 인구의 3분의 2가 과체중”이라며 “이는 점차적으로 차량주행거리와 시간이 늘어났던 추세와 맥을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걷기에 더 알맞은 곳’에 사는 주민들이 과체중이 될 확률은 35%이고, ‘덜 걷게 하는 지역’에 산다면 과체중이 될 확률이 60%에 달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걷기 문화 확산을 위한 제언도 일맥상통했다. 그는 “걷기 좋은 도시냐 아니냐는 거리공간을 어떻게 분배하느냐에 따라 갈린다”며 “자가용 운행을 위한 도로보다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위해 더 많은 거리를 할애하는 등 기본적인 변화부터 점차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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