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7017’ 조성 현장 공개
6.5 강진도 버티게 안전 최우선
645개 원형화분에 꽃ㆍ나무 심고
담쟁이극장ㆍ방방놀이터 등 문화콘텐츠 시설 8곳 볼거리
내달 20일 시민에 전면개방
길이 1,024m에 달하는 서울역 인근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 곳곳에 크고 작은 원형화분 645개와 다양한 수목이 촘촘하게 자리를 잡았다. 보행로 양 옆에는 높이 1.4m의 난간이 조성됐고, 메인길 곳곳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태양열로 작동하는 조명등이 놓였다. 분수가 들어설 자리가 잡히고,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펼쳐질 문화시설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공사도 한창이었다.
서울시가 다음달 20일 개장 예정인 서울로 7017의 공사현장을 25일 언론에 공개했다. 새로 태어난 서울로 7017은 앞으로 인형극과 작품 전시, 공연 체험 등 다양한 문화체험이 가능한 장소로 발돋움할 예정이다.
시는 이날 현장을 공개하기 전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공정률 93%인 서울로 7017의 안전과 관리 계획, 향후 운영방향 등을 발표했다.
우선 기존 차량 고가 도로로 사용되던 시기 ‘D등급’이었던 안전등급이 ‘B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시에 따르면 전체 사업비 597억원 중 40% 이상을 고가 안전보강에 투입할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안전 B등급, 내진 1등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규모 6.3~6.5 지진에 견딜 수 있고 체중 70㎏ 성인 기준 최대 5만명의 하중도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안전난간은 해외 주요 보행길의 난간(최대 1.2m)보다 높은 1.4m로 설치돼 추락사 등을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또 폐쇄회로(CC)TV 29개를 설치해 관리사무소에서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다. 총 16명의 경비인력을 24시간 배치해 안전관리에 나서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10명을 주요 진출입로에 추가 배치해 노점상 제로(0) 구역으로 만들어나가기로 했다.
특히 노숙인의 경우 희망지원센터 등 인근 지원센터와 협업해 음주행위 등 다른 방문객들에게 방해가 되는 행동을 예방할 계획이다.
건축가 비니 마스(Winy Maas)의 설계에 따라 ‘공중수목원’으로 디자인된 만큼 크고 작은 66개 형태ㆍ645개의 원형화분에 50과 228종 2만4,085주의 꽃과 나무도 심어질 예정이다.. 원형화분 중 가장 큰 화분은 지름 4,800㎜, 둘레는 1만5,072㎜다. 시민정원사 과정을 수료한 자원봉사자 60여명이 보행로 내 식물관리에 나선다.
서울로 7017 상부에는 문화콘텐츠시설 8곳이 세워지는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될 예정이다. 서울로전시관, 담쟁이극장(인형극장), 정원교실(정원관리체험), 장미ㆍ목련무대(거리무대), 방방놀이터, 공중자연쉼터, 호기심화분 등이 마련된다. 문화시설 외에도 개별관광객을 위한 종합관광정보센터 ‘서울로여행자카페’, 20여종의 공식기념품을 판매하는 ‘서울로가게’, 간식거리를 판매하는 식당과 카페 등이 자리잡을 예정이다.
다만 이날 공개된 보행길은 나무 데크가 아니라 매끈한 콘크리트여서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개통 전까지 우천시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콘크리트 표면을 거칠게 만드는 ‘쇼트 블라스트’공법을 적용하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형화분의 크기가 너무 크고 개수가 많아 통행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지름 4m80㎝에 둘레 15m인 대형 원형화분이 너비 10m의 고가 양쪽에 놓여 폭의 절반 가량을 점유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로 7017은 개장일인 5월20일 오전 10시부터 시민에게 전면 개방되며 다양한 행사도 펼쳐진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로 7017을 통해 서울 사대문 안을 20분 내에 걸어 다닐 수 있도록 연결하는 등 서울을 세계적인 보행친화도시로 조성할 것”이라며 “환경개선, 대기질 개선, 에너지 절감, 지역경제 활성화, 시민 삶의 질 향상 등 1석5조를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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