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외신기자를 대거 초청하면서 이들을 외화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5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태양절 행사에 외신기자 121명을 초청했는데 기자들은 교통비와 숙박비, 비자신청비, 그리고 활동비로 당국에 1명당 총 2,500달러를 지불했다. 결국 북한 당국이 준비한 행사를 취재하고 일주일간 머무르는 데 외신기자단이 총 30만달러를 넘게 낸 것이다. 같은 숫자의 일반 북한 주민이 5년을 꼬박 벌어야 모을 수 있는 금액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통상적인 암시장 달러 환율이 1대 8,400원(북한 돈)인데 반해 이번에 외신기자들의 참가비에 적용된 환율은 1대 100원으로 80배가량 높게 책정됐다. 또 모든 교환은 현찰로 이뤄졌다. 심지어 임의대로 환전하거나 북한 돈을 사용할 수 없었고 경비는 오로지 외화만으로 지불해야 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외신기자들이 지불한 비용이 실제 경비로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북한이 외신기자 초청을 외화벌이 수단으로 쓰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로 북한의 수출길이 막힌 가운데 외화벌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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