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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타는 기자, 경주차 모는 선수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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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타는 기자, 경주차 모는 선수 되다

입력
2017.04.2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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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 새내기’ 박혜연 기자가 드디어 레이스에 도전한다. 많은 응원 부탁 드린다. 김위수(스튜디오 폴릭)
’수동 새내기’ 박혜연 기자가 드디어 레이스에 도전한다. 많은 응원 부탁 드린다. 김위수(스튜디오 폴릭)

오랫동안 기다리셨다. 한국일보 모클팀 박혜연 기자의 경기가 드디어 목전(4월 30일)으로 다가왔다. 올해 초 아마추어 레이스에 도전하기로 결정한 박기자는 부랴부랴 수동 운전을 배웠고 이제 두 달이 흘렀다. 참가할 경기는 ‘엑스타 슈퍼챌린지 슈퍼 스파크’ 클래스. 작고 실용적인 운송수단인 경차 스파크는 자동차 경주차로 변신해야 했고, 수동 ‘초짜’ 기자는 자동차 경주에 참가할 레이서로 거듭나야만 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바로 경기 규정에 맞춰 안전 장비를 갖추는 일이다.

# 드라이버 개인 안전 장비

슈퍼챌린지에서 주최하는 ‘스프린트 레이스’에 출전하는 드라이버는 헬멧과 한스, 방염 슈트, 방염 슈즈, 방염 글러브를 갖춰야 한다. 헬멧이 하프페이스 타입이라면 반드시 국제자동차연맹(FIA) 인증을 받은 제품이어야 하지만 풀페이스 헬멧과 한스, 슈트, 슈즈, 글러브 등은 FIA 인증 제품이 아니어도 괜찮다.

FIA 인증을 받지 않은 경우 드라이버 슈트는 20만원 이하의 제품도 있으며, 헬멧은 30만원 정도에 구매 가능하다. 글러브와 슈즈는 10만원대, 한스는 45만원 선에서 살 수 있다. 가장 저렴한 제품을 기준으로 약 120~130만원 정도로 슈퍼챌린지에 참가하기 위한 선수용 장비를 갖출 수 있다.

이제 출전 준비는 끝났다. 자동차 경주를 위해 마련한 스터프와 함께 ‘인증샷’ 찰칵!
이제 출전 준비는 끝났다. 자동차 경주를 위해 마련한 스터프와 함께 ‘인증샷’ 찰칵!

박 기자의 드라이버 필수 장비는 모두 FIA 인증 제품으로 마련했다. 실력이 늘어 추후 다른 경기에 도전할 경우를 대비한 것. 처음 장만할 때 대부분의 경기에서 허용하는 수준 이상의 장비를 사두는 편이 경기에 맞춰 다시 사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한 번에 여러 장비를 구매해야 해 부담이 컸다. 값이 저렴하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갖춘 제품으로 알아 봤다.

결국 유명한 유럽 레이스 전문 브랜드가 아닌 대만 브랜드 ‘벨테닉(Beltenick)’을 선택했다. 벨테닉은 이탈리아 레이스 브랜드인 OMP의 제품 개발과 생산까지 담당하는 ODM 업체의 자체 브랜드로 국내에서는 ‘레이스몰(http://racemall.co.kr)’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벨테닉 슈트는 맞춤 제작도 가능해서 기본 디자인을 바탕으로 배색을 고르고 몸에 맞게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다.

주문제작한 벨테닉 방염 슈트와 글러브. 박혜연 기자
주문제작한 벨테닉 방염 슈트와 글러브. 박혜연 기자

그 외 슈트와 글러브, 슈즈, 발라클라바는 벨테닉, 헬멧은 미국 브랜드인 ZAMP, 한스는 HANS Device 제품을 골랐다. 슈트를 제외한 다른 제품들은 FIA 인증 제품 중 가장 저렴한 것들을 찾아서 구매했고 슈트만 조금 욕심을 부렸다. FIA 인증된 슈트 중 저렴한 것은 50만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스파크를 경주차로 만들 준비 중이다.
스파크를 경주차로 만들 준비 중이다.

# 스파크 레이스카 튜닝

수동 변속기가 달린 스파크를 중고로 690만원에 구했다. 슈퍼챌린지 슈퍼 스파크 클래스에 참가하기위해 반드시 장착해야 하는 항목은 버킷시트와 시트벨트, 롤케이지, 소화장치, 견인고리, 지정 타이어(금호타이어 4X 185/55R18) 등 6가지. 이 외의 개조 항목은 권장, 가능, 불가로 나뉜다.

한국일보 모클팀의 수동 스파크에는 14인치 스틸 휠이 달려 있어서 지정 타이어에 맞춰 휠을 15인치로 바꿔야 했다. ‘깡통’ 스파크가 레이스카로 거듭나기 위해 작업한 항목은 총 7가지다.

롤케이지 장착을 위해 뒷좌석 시트와 마감재 제거
롤케이지 장착을 위해 뒷좌석 시트와 마감재 제거

1. 롤케이지 장착 및 뒷좌석 시트 제거

경주차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자 스파크 튜닝 중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작업이 롤케이지의 설치였다. 파이프로 구성된 롤케이지를 장착하기 위해 내장재를 모두 걷어내고 안전벨트 마저 떼어내야 했다. 게다가 제품의 자리를 잡고 나니 뒷좌석 시트의 등받이가 원래대로 펴지지 않고 앞으로 조금 숙여진 상태라 고정 불가다 어차피 안전벨트도 없애 사람이 탈 수 없는 상태라 결국 뒷좌석은 떼어냈다. 기술 규정을 확인하니 공통 기술규정 ‘5. 3 콕핏’ 부분에 조수석 시트와 뒤쪽 시트는 제거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문제는 규정상 최소 무게가 910kg를 넘어야 한다는 부분. 스파크 수동 모델의 공차중량은 900kg, 롤케이지 무게가 25kg 늘어났으나 시트를 걷어내 무게가 다시 줄어 걱정이다. 연료와 소화기, 더 커진 휠타이어 무게가 더해질 테니 어떻게든 맞춰질 것 같다.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니 참가 전 무게 측정을 해봐야겠다.

시트 브라켓을 달고 버킷시트를 고정할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
시트 브라켓을 달고 버킷시트를 고정할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

2. 버킷시트 장착

먼저 시트의 높낮이를 바꿀 수 있는 시트 마운트를 준비된 버킷시트에 부착하고, 앞뒤로 위치 조절이 가능하도록 슬라이딩 레일을 조립한다. 시트 마운트와 슬라이딩 레일까지 조립을 마치면 운전석 차체 바닥에 시트 브라켓을 놓고 시트가 놓여질 위치를 확인한다. 버킷시트가 고정될 적당한 위치를 찾아 브라켓과 버킷시트를 조립한 후, 브라켓을 차체 바닥에 단단히 고정시키면, 버킷 시트 장착이 완료된다. 마지막으로 드라이버의 신체 치수에 맞게 높낮이와 앞뒤 위치를 조절한다.

스파크의 경우 운전석 공간이 워낙 좁아 위치를 잡을 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가 설치할 버킷시트는 조금의 틈도 없이 딱 맞았다. 조금 더 오른쪽으로 갔다면 센터터널에 걸려 시트를 앞으로 당길 수가 없고, 조금 더 왼쪽으로 갔다면 문이 안 닫혔을 정도. 옵션이라고는 단 하나도 적용되지 않은 기초 상태의 스파크라 스티어링 휠은 틸트나 텔레코스픽 없이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 즉 운전 자세는 백퍼센트 시트 포지션에 달려 있는 상황. 분명 대한민국 여성의 평균 키보다는 크다고 확신하지만,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나오는 자동차와 버킷시트 앞에서는 평균 이하의 키라는 걸 명확하게 확인하면서 버킷시트를 앞으로 바짝 당겼다. 딱 1cm만 더 당겨지면 좋으련만, 슬라이딩 레일은 충분했으나, 센터터널에 버킷시트 오른쪽 끝이 딱 걸려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아쉽지만 이렇게 타는 수 밖에. 클러치 페달을 끝까지 밟을 때를 제외하고 브레이크 페달이나 악셀러레이터, 스티어링 휠과의 거리는 딱 적당했다.

벨트 클립은 5곳이지만, 벨트는 총 6곳에서 잡아주고 있다. 제일 아래 벨트는 고정되는 점이 2곳이다.
벨트 클립은 5곳이지만, 벨트는 총 6곳에서 잡아주고 있다. 제일 아래 벨트는 고정되는 점이 2곳이다.

3. 6점식 시트벨트

경주차용 시트벨트는 보통 4점식과 6점식 두 가지를 주로 쓴다. 스파크에 쓸 시트벨트는 6점식. 6점식은 고정하는 ‘점’이 여섯 개라는 의미다. 양쪽 어깨를 잡아주는 벨트는 시트 뒤쪽 차체에 아이볼트를 이용해 고정하고, 다리 양 옆과 가운데 벨트는 시트 브라켓에 용접해서 고정시켰다.

소화기 거치대를 추가 제작한 프레임에 고정, 프레임을 다시 조수석 시트 프레임에 고정시킨다.
소화기 거치대를 추가 제작한 프레임에 고정, 프레임을 다시 조수석 시트 프레임에 고정시킨다.

4. 소화기

규정은 2.2kg 이상이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가정용 분말 소화기는 3.3kg부터다. 공구상가 소방용품점에서 구입했다. 함께 구할 수 있는 소화기 고정용 프레임을 다시 차체 바닥에 튼튼하게 고정할 수 있도록 추가로 프레임을 제작 해 조수석 시트 앞 바닥에 부착했다.

뒷범퍼에는 견인 고리 자리가 없어 스트랩 크게에 맞게 뒷범퍼에 구멍을 뚫어 설치했다.
뒷범퍼에는 견인 고리 자리가 없어 스트랩 크게에 맞게 뒷범퍼에 구멍을 뚫어 설치했다.

5. 견인고리

스파크는 앞범퍼 우측에 견인고리를 다는 곳이 있다. 경기 규정에는 견인고리가 앞뒤에 모두 있어야 한다. 뒷부분은 범퍼에 구멍을 내서 견인 고리를 달았다. 앞 부분은 견인 고리가 고정되는 부분이 깊어 준비했던 스트랩 밴드형 견인 고리가 아닌 원래 스파크에 포함되어 있던 쇠로 된 견인 고리를 사용하기로 했다. 주의할 점은 금속형 견인 고리는 부착한 채로 공도를 주행하면 안 되기 때문에 경기장 밖으로 나갈 때는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슈퍼챌린지 슈퍼 스파크 오피셜 타이어. 금호 4X 185/55R15
슈퍼챌린지 슈퍼 스파크 오피셜 타이어. 금호 4X 185/55R15

6. 15인치 휠로 변경, 슈퍼 스파크 클래스 지정 타이어로 교환

같은 경기이더라도 클래스마다 다른 타이어를 사용한다. 슈퍼 스파크 클래스에 출전하는 경주차는 반드시 금호타이어의 4X, 사이즈는 185/55R15를 장착해야 한다. 타이어 규정에 맞춰 휠도 15인치로 바꿨다. 휠은 쉐보레 스파크 정품이 아니어도 된다.

스프링 길이 비교. 위쪽 연두색 스프링은 WSP, 아래 검은 스프링은 스파크 정품 스프링
스프링 길이 비교. 위쪽 연두색 스프링은 WSP, 아래 검은 스프링은 스파크 정품 스프링

7. 다운 스프링 (선택)

작년부터 슈퍼챌린지 슈퍼 스파크 클래스에 참가해온 레이스카는 대부분 다운 스프링 작업이 되어 있다. 스파크 클래스를 신설하면서 주최측에서 레이스 튜닝 작업까지 마친 수동 스파크를 판매했는데, 선택사항인 스프링까지 세트로 묶어 작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이스 튜닝 작업을 개인적으로 진행할 때는 스프링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레이스카를 마련하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의무사항이 아닌 스프링 교체는 제외하려 했다. 그런데 WSP에서 스프링을 무상으로 지원해주겠다고 제의해 왔다. 결국 다운 스프링 작업을 진행했다. 한국일보 모클팀의 첫 스폰서가 등장한 셈이다.

지난해 슈퍼챌린지 슈퍼 스파크 클래스 규정에는 코일스프링 오피셜 파츠가 지정되어 있어 다운 스프링 작업을 하려면 정해진 브랜드 제품을 써야 했지만 올해부터는 이 규정이 없어졌다. 올해 출전하는 스파크 레이스카들만 다른 스프링이 들어가게 된다. 과연 스프링에 따른 차이가 있을 지 결과가 기대된다.

드라이버 장비와 경주차 준비는 끝났다. 이제 정말 자동차 경주에 도전하는 일만 남았다. 한국일보 모클팀 박 기자가 출전할 슈퍼챌린지 개막전은 오는 4월 30일,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스피디움 서킷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영상] 스파크 레이스카 튜닝 작업 (곰스팩토리)

박혜연 기자 heye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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