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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개의치 않겠다”… ‘소신 투표’ 굳히는 진보ㆍ보수 유권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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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개의치 않겠다”… ‘소신 투표’ 굳히는 진보ㆍ보수 유권자들

입력
2017.05.0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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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ㆍ한국리서치 조사서 심상정 11.4%ㆍ유승민 5.7%

탄핵 거치면서 투표자 완주 심리도 두드러져

근로자의 날인 1일 오후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인근에서 유세를 마친 뒤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근로자의 날인 1일 오후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인근에서 유세를 마친 뒤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면서 진보 진영에서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보수 진영에서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게 소신투표를 하겠다는 유권자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미 판이 기울어졌다는 판단에 따라 진영 투표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사표(死票)에 개의치 않고 지지후보를 끝까지 밀어주겠다는 ‘투표 완주’ 전략인 셈이다.

문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진 뒤로 심 후보의 지지율 동반상승 현상은 대표적인 진보 진영의 소신투표 행태라는 분석이다. 5차례의 TV토론에서 호평을 받으며 지지율 8%대에 진입한 심 후보는 EBSㆍ한국리서치가 4월 29, 30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마의 10%를 넘어 11.4%를 기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진보가 10% 정도 득표하면 다음 정부를 보다 진보적으로 견인할 힘이 생긴다”며 “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심 후보가 10% 정도 가져가도 좋다는 소신투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남은 기간 ‘소신 투표 굳히기 전략’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심 후보 캠프의 박원석 공보단장은 “20대 젊은층들이 TV토론을 본 후 심 후보로 옮겨왔다”며 “이미 정권교체가 이뤄졌고, 대세론에 편승해서는 민주주의의 다양한 목소리가 선거에 반영되지 않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심 후보와 함께 TV토론 강자로 꼽히는 유 후보의 지지율도 선거운동 초반 2~3%에서 최근 5%대에 안착하며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일 공개된 EBSㆍ한국리서치 조사에서도 5.7%를 기록했다. 바른정당 선대위는 지지율 상승을 유권자들의 소신 투표 심리 덕으로 풀이하고 있다.

바른정당에 따르면 유세 현장에 유 후보의 자전적 에세이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를 들고 찾아와서 사인을 받고 지지 선언을 하는 유권자들이 늘고 있다. 10일째 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국토대장정에 참여하고 있는 이학재 바른정당 의원은 “대장정을 하는 동안 ‘그래도 나는 유승민을 찍겠다’며 소신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를 많이 만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소신투표 움직임을 협치에 대한 요구로 분석하기도 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유권자들이 탄핵 사태를 겪으면서 절대 다수 득표를 얻은 대통령이 국민 다수의 행복을 책임지지 못하는 것을 느꼈다”면서 “지지하는 투표를 끝까지 찍겠다는 행보는 협치 내지는 연정에 대한 요구이자 정치권을 향한 압박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여론조사 관련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대구 대구 중구 동성로를 찾아 시민들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대구 대구 중구 동성로를 찾아 시민들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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